[기자수첩]오염된 촛불, 흐려지는 본질

박종진 기자 2019. 10. 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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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집회는 2002년 주한미군의 궤도차량에 목숨을 잃은 '효순이 미선이'를 추모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던 시위가 원조다.

월드컵 4강 거리응원 신화를 열었던 대한민국의 시민들은 효순이 미선이 촛불로 광장 문화의 일대 전환을 맞았다.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반대 촛불, 2016년 헌정 사상 첫 탄핵을 현실화한 국정농단 촛불로 이어졌다.

자유한국당은 공휴일인 10월3일 최대 규모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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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 "엄마 아빠한테 효도 한번 못했는데, 일찍 죽으면 안 돼요." "아직 13살이에요, 대통령 할아버지 살려주세요."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취재 당시 기자 수첩을 다시 펼쳤다. 기자가 물대포 맞으며 써내려간 현장의 기록에는 불안에 떨며 촛불을 들었던 어린 아이들의 절규가 담겨 있었다.

촛불 집회는 2002년 주한미군의 궤도차량에 목숨을 잃은 '효순이 미선이'를 추모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던 시위가 원조다. 월드컵 4강 거리응원 신화를 열었던 대한민국의 시민들은 효순이 미선이 촛불로 광장 문화의 일대 전환을 맞았다. 쇠파이프, 화염병이 아니라 촛불만으로도 마음을 모았고 뜻을 전달했다. 부모가 어린 자녀를 데리고 시위에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이때부터다.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반대 촛불, 2016년 헌정 사상 첫 탄핵을 현실화한 국정농단 촛불로 이어졌다.

#2019년 9월2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는 여권 추산 '200만의 촛불'이 타올랐다. 참석자들은 검찰청사 외벽에 레이저 빔을 쏘며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야권은 '200만'이란 숫자가 부풀려졌다고 문제 삼는다. 반포대로 일대를 시위대가 가득 채웠지만 사실 200만명은 말도 안되는 숫자다. 서울 광화문에서 남대문, 서울역 일대까지를 꽉 채워도 50만명이다. 시위 참여 인원을 둘러싼 논쟁은 국정농단 사태 때도 있었다.

자유한국당은 공휴일인 10월3일 최대 규모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맞선다. 이제 촛불은 특정 진영의 전유물이 아니다. 비폭력과 성숙, 순수와 간절함의 상징도 아니다. 정치를 포기한 이들의 또 다른 폭력과 억지, 꼼수와 술수가 도사린다. 여론몰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 "정말 검찰만은…" 검찰과 수사를 해봤던 사람, 검찰 수사를 받아봤던 사람들이 털어놓는 검찰 개혁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꼬일수록 기본에 돌아가야 한다. 검찰 개혁에는 여야가 모두 동의한다. 검찰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마찬가지다. 조국 장관은 스스로 말했듯 '도구'다. 촛불놀음은 잠시 내려놓자. 수사결과를 보고 판단하면 될 일이다. 도구에 집착해서도 본질을 흐려서도 안된다. 촛불 세 대결이 아니라 '조국 사태'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검찰 개혁을 이룰지 머리를 맞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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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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