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검찰 앞에선 대통령도 약자?..집권여당의 모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자하문로 입구는 5m 높이 플라스틱 벽으로, 왕복 6차로 가장자리는 경찰 버스로 막혔다.
촛불이 서초대로를 가득 메우면서 주최 측과 여당이 200만명이나 모였다고 집계할 정도였다(다만 자유한국당은 5만, 복수의 경찰 정보관은 연인원 10만 미만일 것이라고 각각 추산했다). 그리고 여당은 그 덕분에 '조국 사태'라는 방어적 프레임을, '검찰 개혁'이라는 공격적 프레임으로 전환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혁명이란 메시지가 여당에서 나온 건 의외
정치적 수사였겠지만, 국정운영 누가 하나
윤석열에 칼자루 쥐여준 게 불과 두달 전
'갈등 조정' 기본 역할, 기대할 수 없을까
당시 이 모습을 바로 옆 정부종합청사 18층에서 내려다보며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을 떠올렸다. 혁명군과 정부군 사이를 나눴던 '바리케이드'를 서울 경찰의 차단벽으로 치환한 것이다. 기자가 언론에서는 처음으로 광화문 집회에 '촛불 혁명'이라는 이름을 달게 된 경위다(기사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혁명처럼 폭력적 수단을 동원하지는 않았지만, 이후 광화문 촛불집회는 시민의 힘으로 권력을 교체했다는 점에서 여태껏 '혁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이 강조한 것처럼 서초동 집회는 마치 광화문 촛불혁명을 연상하게 한다. 촛불이 서초대로를 가득 메우면서 주최 측과 여당이 200만명이나 모였다고 집계할 정도였다(다만 자유한국당은 5만, 복수의 경찰 정보관은 연인원 10만 미만일 것이라고 각각 추산했다). 그리고 여당은 그 덕분에 '조국 사태'라는 방어적 프레임을, '검찰 개혁'이라는 공격적 프레임으로 전환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월요일인 30일 조간신문을 훑어보면, 달라진 제목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여당 의원들이 그런 뜻으로 혁명이란 말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질적 지배권력을 바꾼다는, 보다 넓은 의미를 차용해 정치적 수사(레토릭)로서 이 말을 썼을 공산이 크다. 이 점에서는 대중 정치인으로서 자연스러운, 비유적 표현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더구나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며 절대 권력을 휘둘러 온 검찰, 그들 앞에 선 법무부장관도 대통령도 약자"라고 썼다. 검찰총장 임명권과 해임권을 갖고 있는 대통령이 약자라는 집권여당에 '갈등 조정'이라는 정치의 기본 역할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또 이런 논리를 장애인, 성 소수자, 이주민 등 진짜 사회적 약자들은 어떻게 볼까.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BS노컷뉴스 김광일 기자] ogeerap@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몸에 새긴 '야동엽' 닉네임..카톡 '제2 빨간방' 수사
- 조해진 "또 비대위? 또 김종인? 습관 돼버렸다"
- "김정은 계속 지방 활동중..널뛰기 보도 근거없어"
- "박사방에 70만원 보낸 MBC기자, 취재 목적? 개인 돈을?"
- 프로바둑기사 조혜연 9단 '스토킹' 40대 남성 구속
- 긴급재난지원금 국회 처리 가닥..5월 지급 '파란불'
- 초유의 긴급생계자금 사태에 대구시 '허둥지둥'..번복 사례 잇따라
- 당정 "5월부터 초중고 가정에 '농산물 꾸러미' 지원"
- 전두환 1년 만에 다시 광주 법정에..이순자와 동행
- [뒤끝작렬]CNN, 南정부가 金위중설에 물뿌려 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