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조국씨..귀하..스스로 내려오라"..이 총리 "검찰 존중하는 분들이 조사 불응"

박순봉 기자 2019. 10. 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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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교육·문화·사회 대정부질문
ㆍ한국당, ‘장관’ 호칭도 안 써, 검사와 통화 논란 등 맹공격
ㆍ여당 ‘한국당 소환 불응’ 반격
ㆍ문 대통령, 검찰에 지시 관련…검 ‘찬찬히 검토’ 반응 논란도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가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국회 교육·문화·사회 분야 대정부질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조국’이었다. 자유한국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을 ‘귀하’ ‘조국씨’ 등으로 부르며 조 장관의 압수수색 검사와의 통화 논란 등을 부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관련 고소·고발 수사 불응과 조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성토하며 반격했다. 창 대 창의 대결이었다.

한국당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조 장관이 자신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검사와 통화한 것을 추궁했다. 주호영 의원은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검사와 ‘법무부 장관입니다’라며 통화한 게 사실이냐”고 물었고 조 장관은 “ ‘조국입니다’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장관이 아니라 자연인 남편으로서 전화했다”고 답했다. 주 의원이 “어떻게 해야 (압수수색 때) 배려를 하는 것이냐”고 묻자 조 장관은 “제 마음속에는 놀라지 않게 해달라는 취지였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법무부 장관에서 사퇴하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묻자 조 장관은 “가족 모두 법 앞에 평등하다. 절차에 따라 조사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조 장관을 장관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주 의원은 질문을 시작하며 “조국씨를 법무부 장관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했다. 같은 당 박명재 의원은 질문에 앞서 “우리 당이 법무부 장관의 직무 효력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라며 “정중히 귀하라고 부르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조 장관에게 답변 기회를 주지 않고 “위선자, 법꾸라지, 내로남불 끝판왕, 조양파, 조적조, 조국스럽다 등 세간의 평가가 따갑다”고 비판했다. 조 장관은 앉은 채로 박 의원 발언을 들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박 의원에게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패스트트랙 관련 고소·고발 수사 불응을 파고드는 동시에 검찰도 비판했다. 민주당 맹성규 의원이 한국당의 검찰 소환 불응 문제를 지적하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한국당 의원들을 겨냥해 “이번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절감한 것은 검찰권과 국가의 공권력을 몹시 존중하는 분들이 왜 조사에 불응하는지, 이율배반은 아닌지 위화감을 느끼고 있다”고 뼈있는 말을 했다. 이 총리는 또 맹 의원이 “대검찰청 관계자가 대통령 지시를 찬찬히 검토하겠다고 하는데 매우 부적절한 행동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대통령 지시에 하부 기관이 찬찬히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전례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검찰이 사립대 교수 한 명의 사문서위조 의혹 수사에 특수부를 투입했다”며 “ ‘조국 장관 수사’ 고발인이 참 부럽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송기헌 의원은 질의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견제받지 않는 절대권력을 매일 본다. 바로 검찰”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조 장관은 지난 주말 서울 서초동 촛불집회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대규모 인원이 모인 것에 대해 “저도 깜짝 놀랐다”며 “저의 부족함이나 불찰 때문에 국민들께서 많은 실망감을 가졌을 텐데 국민들께서 저를 꾸짖으시면서도 촛불을 드셨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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