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째 단식 이학재 "한국당 문제..채찍질하고 성찰해야"

이승주 2019. 10. 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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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같은 조국 사태에도 지지율 오르지 않아"
"국민신뢰 회복해야..이기는 싸움은 당내서 시작돼야"
"제1야당 얼마나 우습게 보면 이러는지 사죄·반성해야"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18일째 단식 농성중인 자유한국당 이학재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0.02.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이승주 김지은 기자 = 18일째 단식 중인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제가 (단식 끝에) 내린 답은 자유한국당의 문제(라는 것)"이라며 "한국당이 국민 신뢰를 되찾는 것만이 조국을 끌어내리고 문 정권을 무너뜨릴 유일한 방법이다. 이제 이기는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본관 계단 옆 단식 농성장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조국 사퇴와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한지 18일이 됐다"며 "온 국민이 반대하는 조국을 밀어붙이고 오히려 자신들이 임명한 검찰을 겁박하는 이 정권은 도대체 뭘 믿고 무엇 때문에 이런 짓을 벌이는지, 단식하는 내내 의문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저들이 비상식적인 판단과 오만한 행동을 하는 것은 제1당인 한국당이 무섭지 않기 때문"이라며 "저들이 자살골을 한두골 넣는다고 해도 실망한 국민들이 한국당으로 가지 않을 것이란 확신 때문에 국민을 무시하고 진영논리만 앞세워 독단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상태로 국민들과 함께 조국 하나 무너뜨린다고 해도 한국당이 반사이익을 얻지 못할 것"이라며 "제2, 제3의 조국이 튀어나와 국민들이 또 다시 분노하고 이 정권에 등을 돌려도 한국당 지지율은 쉽게 오르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이 한국당을 신뢰하지 않고 대안정당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성찰했다.

이어 "정권을 대체할 제1야당이 이처럼 허약하고 지리멸렬하니 보수야권 통합도 제자리만 맴도는 것"이라며 "조국 사태도 경제실정도 외교참사도 안보붕괴도 한국당의 책임이다. 우리 당 스스로 무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최순실 사태 같은 조국 사태가 벌어지는 데도 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한국당은 스스로 채찍질하고 자신에게 분노를 퍼부어야 한다"며 "한국당이 이기는 싸움의 시작은 다른 어느 곳이 아닌 한국당 내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등 지도부와 의원들이 30일 이학재 의원이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의원총회를 하고 있다. 2019.09.30. photo@newsis.com


이 의원은 "(단식 끝에)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조국 한 사람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자신이 임명한 검찰총장을 겁박하는 대통령과 피의자 범법자 조국을 검찰개혁의 유일한 주체로 치켜세우는 어용 좌파들, 그들이 만들어낸 관제데모. 이런 것들을 볼 때 조국 한 사람과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980년대 민주화의 주역이란 그들이 지금 대한민국을 5공화국으로 퇴행시키고 있다"며 "운동권 586이 독재자 전두환이 됐다. 기득권 세력이 된 저 운동권 586의 권력을 바꾸지 않으면 피와 땀으로 지켜낸 이 나라가 무너질 지경"이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이 정권이 얼마나 제1야당을 우습게 보면 이럴 수 있는지 우리 내부에서 문제를 찾아 반성하고 개혁해야 한다"며 "총선 공천파동과 최순실 국정농단, 탄핵, 보수분열, 이 몰락의 길 위에서 진심으로 사죄하지 않았다. 한국당이 스스로 잘못을 알고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구나,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처절하게 성찰하고 참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위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 기득권 586을 대신할 포스트 586 인재를 발굴하고 이들에게 기회와 권한을 줘야 한다"며 "조국과 문 대통령을 규탄하는 단식은 내일부로 끝내지만 당 개혁과 통합 위한 제 역할은 내일부터 시작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보수진영에서 탄핵에 대한 입장정리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기자들이 묻자 "누가 잘못해 탄핵이 됐는지 규명을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다. 탄핵을 만든 책임이 있지 않나"라며 "최순실 사태를 만들어낸 것들에 반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도부를 향한 말이라고 해석해도 되는지 묻자 "그렇지만은 않다. 현재 지도부가 과거 지도부가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단식 처음엔 대통령 사과를 받는 것을 목적으로 했는데, 조국 한 사람을 끌어내린다고 이 정권이 바뀌겠나 싶었다. 우리가 약해서 그런 것이다. 한국당 역사니까, 그 부분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반성 속에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스트 586에 대해 묻자 "새로운 인물 영입"이라며 "집권세력과 다른 문화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활동 공간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30일 오후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16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자유한국당 이학재 의원을 자당 의원들이 강제로 병원으로 이송시키고 있다. 2019.09.30. photo@newsis.com


이 의원은 지난달 15일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법과 정의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 국민의 명령으로 몸을 던져 이 어이없는 폭정을 막아내겠다"며 단식을 선언했다.

이후 국회 본관 계단 옆 천막에서 물과 소금만 먹으며 단식을 이어왔다. 그동안 한국당 의원들이 건강을 우려하며 수차례 만류했지만, 그럼에도 강행해 오늘로써 단식 17일째 접어들었다. 16일째였던 전날에는 당 지도부와 의원들에 의해 점검차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그렇게 견뎌오던 이 의원은 17일째인 전날 결국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사퇴와 문재인 대통령 사과를 걸고 단식을 시작했지만, 제가 단식으로 문 정권에 저항하는 것도 어느 정도 한계치에 달한 듯 하다"며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어떻게든 10월3일 광화문 집회까지는 견딜 작정"이라며 "광화문에서 대한민국 법과 정의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국민과 함께 외치겠다. 광화문에서 뵙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정치인 중에 가장 오래 단식을 한 사람은 현애자 전 민주노동당 의원이다. 현 전 의원은 제주 군사기지 건설에 반대하며 2007년 6월7일부터 7월3일까지 27일간 단식농성을 벌였다.

joo47@newsis.com, whynot8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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