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LG도 뛰어든 무선이어폰 전쟁.."에어팟 잡아라"

장우정 기자 2019. 10. 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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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비서 기능 부가⋅명품 오디오업체와 협업⋅방수기능 추가 등 경쟁 가열애플에 이어 삼성·소니·뱅앤올룹슨·JBL까지 진출 기업 줄이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2020년 1억2900만대로 3배 더 팔릴 듯"

그래픽=김란희

평소 회사에서 전화응대 업무가 많은 손현진(33)씨는 애플 무선이어폰인 ‘에어팟’과 거의 한 몸처럼 다닌다. 에어팟을 꽂고 업무를 보고, 점심 먹으러 나가거나 귀가할 때도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음악 듣는 용도로 쓰는 것이다.

손씨는 "동료직원들이 ‘택배기사’ 같다고 하지만 가볍고 편해 꽂고 있는 것조차 까먹을 정도"라며 "유선이어폰으로는 못 돌아갈 것 같다"고 했다.

거추장스러운 줄을 없애고 유선이어폰에 맞먹는 수준으로 음질을 끌어올린 무선이어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4600만대가량이 팔렸던 무선이어폰 대수가 2020년 1억2900만대로 세 배쯤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은 애플이 열었다. 애플은 2016년 9월 이어폰을 꽂을 수 있는 단자를 없앤 스마트폰 ‘아이폰7’과 함께 무선이어폰 에어팟을 출시했다. 무선이어폰을 쓸 수밖에 없는 제품을 내놓은 것인데, 이를 써본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크면서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삼성전자·소니·모토로라 등 스마트폰 업계는 물론 뱅앤올룹슨·JBL 등 전문 오디오 브랜드도 잇따라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에어팟의 아성을 넘지는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이달 들어서만 아마존과 LG전자가 출사표를 던졌다. 아마존과 LG전자 모두 이달 중 참전할 것임을 예고한 상황이다.

아마존은 인공지능(AI)알렉사를 탑재한 무선이어폰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에코 버즈'로 명명된 무선이어폰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AI 스피커인 아마존의 에코에서 이름을 따왔다.

2010년 목 뒤를 감싸는 넥밴드형 제품 ‘톤플러스’로 1세대 무선이어폰을 선보였던 LG전자는 명품 오디오 제조사 메리디안 오디오와의 협업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풍부한 저음, 깨끗한 중·고음, 입체감 있는 음향을 구현한 ‘톤플러스 프리’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아마존이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를 탑재한 무선 이어폰을 이달중 출시해 에어팟의 아성에 도전한다./아마존

LG전자 전략의 특이점은 출고가가 25만9000원으로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삼성 갤럭시 버즈(15만9500원)는 물론 에어팟(21만9000원)·에어팟2(24만9000원)보다도 비싸다는 것이다. 아마존의 에코버즈는 에어팟보다 싼 130달러(약 15만 7000원)선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버즈와 비슷한 수준인 것이다.

LG전자는 무선이어폰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가격경쟁력보다는 기술력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충전·보관 용도로 사용하는 케이스에 LG 가전 제품에 일부 적용된 자외선 살균 기능뿐 아니라 고속 충전, 방수 등을 지원하는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3월 하만의 오디오 기술을 탑재해 기술력을 높이면서도 가격은 에어팟보다 싼 ‘갤럭시 버즈’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올해 초 나온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10’ 사전 구매자나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 구매자에게 갤럭시 버즈를 무료 제공하는 식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애플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점유율이 올 2분기 8%(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로 절반이 넘는 애플에 크게 못미친다.

현재 아마존 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들도 ‘에어팟 대항마’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에어팟 신모델 출시로 지난 2분기 글로벌 무선 이어폰 시장의 53%를 점유한 위상을 굳힌다는 전략이다. 지난 3월 2세대 에어팟을 출시한 애플은 수개월내 방수 기능 등을 갖춘 새 에어팟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에어팟이 촉발시킨 무선이어폰 시장이 최근 IT업계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특히 무선이어폰에 인공지능 기능을 넣는 경우 스마트폰 역할을 일부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을 없애 편의성을 높인 이어폰’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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