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5천억' 남은 러시아.."헬기로 대신 갚겠다"지만

김세진 입력 2019. 10. 3. 20:19 수정 2019. 10. 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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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러시아가 구소련 시절 우리에게 빌려간 차관 중 남은 액수를 헬기로 갚겠다고 최근 우리 정부에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 이미 들여온 러시아 헬기를 보면 구입 비용보다 부품 교체를 위한 유지 비용이 더 들어갔습니다.

물론 부품도 러시아에서 사는 겁니다.

그러니까 러시아 입장에서는 헬기 팔아서 빚도 갚고 그 이후엔 부품 비용도 챙기겠다는 속셈으로 읽힙니다.

김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산림청 산불진화 헬기가 강원도 삼척시의 한 야산에서 물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러시아제 카모프 헬기입니다.

우리가 구소련에 준 차관을 돈 대신 헬기와 방산자원 등 현물로 받았는데, 지난 94년부터 지금까지 43대를 들여왔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많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유지비가 많이 들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헬기입니다.

실제로 지난 94년 도입 이후 구입비용과 부품교체 비용을 따져 보니 구입 비용보다 유지비가 1.5배나 많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진수/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 "항공기는 한 번 구입하게 되면 30년 동안 유지보수 비용이 구매가의 2배 이상이 됩니다. 그걸 외산으로 하게 되면요. 우리가 더 많이 줘야 되죠."

그런데 우리 정부가 이 헬기의 추가 구입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에 빌려준 차관 22억 4천만 달러 중 4억 5천만 달러를 아직 돌려받지 못했는데 러시아 측이 현금 대신 이 헬기를 추가 구입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지금까지 러시아 측과 협상을 통해 현금으로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또 헬기로 받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후덕/더불어민주당 의원]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현금을 현물로 팔아먹고 또 유지비, 수리비로 1.5배를 벌어 들인 거죠. 거기다 (국산)헬기가 국내시장에서 팔릴 기회를 그만큼 상실하게 된 거죠."

러시아 헬기를 추가 도입할 경우 1조 3천억 원을 들여 독자 개발한 '수리온' 헬기의 입지가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수리온 헬기는 야간 비행능력에다 운용비용이 러시아 헬기의 절반인데도 산림청과 제주도 소방본부에서 각각 1대씩만 운용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일 국군의 날 행사에서 수리온을 첫 탑승 하며 국산헬기 홍보에 나섰지만 정작 국산 헬기가 활약할 기회를 정부에서 박탈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세진입니다.

(영상취재 : 황성희, 임정환 / 영상편집 : 정지영)

김세진 기자 (blue32@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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