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10배 효율' 사무로봇 몰려온다

신찬옥 2019. 10. 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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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한국서도 확산
재고관리·세무·회계처리 등
밤새워야했던 반복 업무들
'소프트웨어 봇'이 뚝딱 처리
비용·시간 80%이상 줄여줘

◆ 사무로봇 몰려온다 ◆

롯데홈쇼핑에는 작년 7월부터 '로봇 사원(소프트웨어 봇)'이 근무 중이다. 인터넷쇼핑몰 '롯데아이몰'에 매일 업로드되는 수백 건의 e커머스 상품 광고 검수가 주요 업무다. 개별 판매자들이 만든 제품 설명과 광고 페이지를 모두 읽고 비속어나 금지어는 없는지, 허위광고 소지가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고 판매자들에게 정정 요청을 보낸다. 검수 담당 직원 3명에 바쁠 때는 다른 직원 2명까지 매달려야 했던 업무다. 하지만 '로봇 사원' 채용 이후 한 사람이 반나절만 최종 검토하면 되는 일로 바뀌었다. 업무량이 70% 이상 줄어든 것이다. 롯데그룹은 롯데홈쇼핑뿐 아니라 마트 등 전 사적으로 이 같은 로봇 사원을 시범 채용하고 있다.

여성복 브랜드 '미샤'를 만드는 시선인터내셔널은 전국 300여 곳에 달하는 백화점·아웃렛·대리점 등 매장 매출관리와 내부 프로세스를 위한 엑셀 작업이 중요한 업무 중 하나였다. 데이터를 매일 집계해야 하는 영업부를 비롯한 일부 부서에서는 본연의 업무를 하는 시간보다 엑셀 작업하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로 투입되는 자원이 많았다. 이 회사는 지난 4월부터 4개 업무프로세스 분야에 2대의 로봇 사원을 채용했고, 담당 직원들로부터 "로봇 사원 덕분에 단순 업무들이 최대 80%가 줄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처럼 한국에서도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혁신'이 본격 진행되고 있다. RPA란 단순반복 업무를 미리 프로그래밍한 소프트웨어 봇(Bot)을 활용해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이 같은 소프트웨어 봇을 '디지털 워커'라고 한다. 4~5년 전부터 일본, 미국, 유럽 글로벌 기업들이 도입하기 시작해 전방위로 확산됐다. 한국에서도 2년 전부터 대기업 위주로 시범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올해는 중견·중소기업은 물론 컨설팅과 세무·회계 같은 개별 전문 직종까지 접목되고 있다. 소위 '내가 이런 일을 하려고 대학 나왔나' 자괴감이 드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부터 도입되고 있어 직원들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는 당초 두려움과는 달리 오히려 생산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소프트웨어 봇은 365일 24시간 일할 수 있다. 생산성은 2배 높고, 업무시간은 5배에 달하니 10배의 노동인구 공급 효과를 내고, 여기에 인공지능을 연결하면 25배까지 효율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HfS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RPA시장은 올해 23억4400만달러(약 2조7700억원)에서 2022년 43억800만달러(약 5조1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미 월마트, 도이체방크, AT&T, 뱅가드, 언스트앤드영, 월그린 등의 글로벌 기업이 RPA를 도입했다.

■ <용어 설명>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 기업의 재무, 회계, 제조, 구매, 고객 관리 분야 데이터를 수집해 입력하고 비교하는 단순반복 업무를 자동화해서 빠르고 정밀하게 수행하는 자동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며 빠르게 발전하는 분야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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