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 "고졸 돼도 다시 시험보면 돼".. 親文방송 나와 감성 여론전

이동휘 기자 2019. 10. 5.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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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일가, 팩트 흐리며 '감성 호소 전략'으로 지지층 결집 노려]
딸, 가족들 여러 혐의 해명 없이 "온가족이 언론 사냥감, 잔인하다"
정경심은 아들 소환일 협의하고도 "딸 생일에 소환, 밥 같이 못먹어"
조국, 딸 입시부정 언급 안하고 "안이한 아버지"라며 빠져나가
조국 법무장관의 딸 조민(28)씨가 4일 친문(親文) 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t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 온 가족이 언론의 사냥감" "좀 잔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입시에 반영된 논문 취소 등에 따른 고려대 입학 취소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말 억울하죠, 고졸이 돼도 시험은 다시 치면 되고, 서른에 의사가 못 되면 마흔에 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가 실명(實名)을 내걸고 인터뷰에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정작 언론의 취재를 당하게 된 중요 이유 중 하나인 자신의 입학 부정 의혹에 대해서는, 어떠한 반박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검찰 소환 조사를 받기 시작한 모친 정경심씨에 대해서는 "주변에서 어머니가 저를 보호하려고 하지 않은 일들을 다 했다고 할 수 있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모성애를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정씨의 표창장 위조 여부에 대한 사실 관계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친문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트위터 등에서는 조씨를 향한 동정 여론이 끓어올랐다. "검사××들이 자식들 인질 삼아 정 교수님 쓰러뜨리는 게 작전" "조민,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다" "자식 위해 희생 결심한 엄마를 위해 출연했다" 등의 글이 올랐다.

이런 식으로 조국 법무장관 가족은 자신들을 둘러싼 사태의 주요 고비마다 의혹에 대한 사실 관계를 밝히기보다 대중의 감성에 호소하는 방법을 반복적으로 선택하고 있다. 그 결과, 친문 지지층에서는 조씨 일가를 향한 동정론이 형성됐지만, 나머지 국민 사이에선 비난 여론이 들끓는다. 이런 방법을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활용한 이는 조 장관이다. 조 장관은 가족 의혹이 제기된 이후 처음 공개 석상에 선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그것(허위 보도)이 저희 딸아이와 관련됐을 때는 너무 힘들다"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로도 조 장관은 나이 서른에 가까운 딸 조씨를 매번 '딸아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입시 부정과 특혜 의혹을 해명하는 대신 "안이한 아버지" "불철저한 아버지"라는 표현으로 빠져나가기도 했다. 가족 수사가 진행 중인 최근엔 "개인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악조건에서 이를 악물고 출근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아내의 페이스북으로 딸의 생일이 화제가 되자, 생일이 하루 지났음에도 뒤늦게 케이크를 사 들고 귀가하는 모습을 언론에 노출하기도 했다. 이 사진이 화제가 되면서 해당 사진을 단순화한 그림이 인터넷에 유행하자, 그걸 가져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걸었다 내린 기록도 있다.

조 장관 아내 정경심씨는 남편에 앞서 딸 생일을 먼저 이슈로 만들었다. 페이스북에 "어제(24일)가 딸아이 생일이었는데, 아들이 소환되는 바람에 전 가족이 둘러앉아 밥 한 끼를 못 먹었다"고 썼다. 지지자들은 "삼촌, 이모가 생일 축하해" "내가 피눈물 난다" "폭력 검찰 규탄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실 구속되지 않은 피의자의 수사기관 소환 일정은 대부분 본인과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정씨의 '건강 상태'도 조 장관 가족이 자주 언급하는 주제다. 정씨 컴퓨터가 자산관리인 자동차에서 발견됐을 때, 조 장관은 "아내가 아파서 차에 두고 부산에 간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이 자택 압수 수색 당시 검사와 통화한 데 대한 '수사 개입' 비판에 대해서도 "아내가 말도 제대로 못 하는 등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 "인륜의 문제"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날 압수 수색 시작 직후 정씨가 페이스북에 글을 쓴 사실이 최근 확인된 바 있다.

친문 진영 유명인들은 조 장관의 감성 호소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준다. 작가 유시민씨는 조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를 "검찰의 가족 인질극"이라고 표현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와 소설가 공지영씨는 "검찰이 조 장관 자택 압수 수색 중 짜장면을 시켜 먹었다"는 주장을 다양한 표현으로 확산시켰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검찰이 여성 둘만 있는 집을 11시간 동안 압수 수색한 건 과잉 수사"라고 비판했다. 실제 압수 수색 때는 조 장관 집에 아들(23)과 변호인 3명도 함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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