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초동집회, 3일 광화문집회 위력 넘어설까?

김현주 2019. 10. 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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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가 분열, 국론 분열이 한계선 넘는 매우 위중한 상황임을 인식해야"
5일 서초동집회가 광화문집회 위력을 넘어설 것인지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여권 인사들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태풍 영향에도 날씨 운이 따랐던 3일 광화문 집회는 대다수의 예상을 깼다. 자유한국당이 매번 집회를 열어도 모이지 않았던 인파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를 외치며 광화문 12차선을 가득 메운 것. 단숨에 서초동 1차집회 흥행을 웃돌았다.

전날 집회를 지켜봤을 민주당 지도부는 4일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한국당에 전방위로 공세를 퍼부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황교안 대표가 전날 "문 대통령이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고 한 발언을 겨냥해 "국가원수(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정신을 운운하는 것은 아무리 정쟁에 눈이 어두워도 정신나간 사람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집회를 '동원 집회'라고 평가절하하면서 "각 지역위별로 300명~400명 버스로 사람을 동원하고, 공당이 이런 일을 해서야 되겠나"라며 "동원집회만 골몰하며 공당이기를 스스로 포기했다"고 날을 세웠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도 "한국당에 묻고 싶다. 그렇게 좋나"며 "한국당이 민생은 말로만 한다고 또 한 번 느낀 어제"라고 꼬집었다.

고소·고발전도 이어졌다. 민주당 소속 이해식 대변인과 김한정 의원은 각각 전날 집회와 관련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내란선동 혐의로 고발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피고발인은 2018년 12월경부터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 수행하고 있는 대통령의 직무를 강압에 의해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도록 내란을 선동했다"며 "전날 '청와대 진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교사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서초동집회는 공식적으로 민주당이 주도하는 집회가 아니다. 주최는 '범국민시민연대'란 곳으로, 민주당은 당내 어떤 선동 없이 국민이 자발적으로 집회를 여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집회에 참석하는 의원들도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이다. 앞장서서 집회를 장려하기에는 집권여당으로서 여론의 부담이 따르는데다, 당내에서도 조 장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을 의식하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된다. 지난 집회에는 원내외 여당 인사들이 10여명 정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집회 흥행 여부에 관심을 쏟는 것은 문재인 정권의 '검찰 개혁'을 사수하기 위해 조 장관이 적임자라는 당론을 관철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다. 실제 1차 집회 당시 민주당 지도부 등은 SNS 등을 통해 '200만명 참석'·'촛불 승리'를 외쳤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어제 집회를 보고 충격을 받은 의원들이 적지 않다"며 "인원수가 전부는 아니지만 숫자 경쟁이 붙는 모양새라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보좌진은 "당원들끼리 갈지 말지 얘기를 나누는 정도지, 당 차원에서 집회에 대한 지침은 없다. 피켓도 알아서 다운받아서 간다"며 "어떤 당원은 중앙당은 국회에서 제 할일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한다. 2차 집회의 경우 광화문에 자극 받은 인파들이 더 몰릴 수 있겠다는 정도"라고 전했다.

이해찬 대표는 2차집회 당일인 5일 민생 현장을 찾아 한국당과의 차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전날 태풍 '미탁' 재난대책회의를 연데 이어 5일에는 강원도 강릉시의 태풍 피해 현장을 방문한다.

이런 가운데 문희상 국회의장은 4일 조 장관을 둘러싼 찬반 대립이 격화하는 것과 관련해 "국가 분열, 국론 분열이 한계선을 넘는 매우 위중한 상황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의장은 지난달 28일 검찰개혁 촛불집회, 전날 '조국 퇴진' 광화문 집회에서 보여지듯 갈등이 확산하고 있음에도 국회와 정치권이 갈등 해소는커녕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정치 지도자라는 분들이 집회에 몇 명이 나왔는지 숫자 놀음에 빠져 나라가 반쪽이 나도 관계없다는 것 아닌가"라며 "분열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 선동의 정치도 위험선에 다다랐다"고 말했다고 한민수 국회 대변인이 밝혔다.

문 의장은 "연이은 가을 태풍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국민의 상심과 피해가 너무 크다. 국민은 국회와 정치권을 바라보고 있는데 국회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참담한 심정"이라며 "민생은 내팽개치고 오로지 진영싸움에 매몰돼 국민을 거리로 내몰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가 갈등과 대립을 녹일 수 있는 용광로가 돼도 모자랄 판인데 이를 부추기는 행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는 대의 민주주의 포기다. 정치 실종 사태를 초래해 국회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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