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리브라 동맹' 균열.. 탈퇴 페이팔 품은 중국, 디지털 화폐 박차

최지웅 기자 2019. 10. 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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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만 요란했을까.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프로젝트 '리브라(Libra)'가 공식 출범한 지 넉 달 만에 위기를 맞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지시간으로 4일 "페이팔이 리브라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기로 하면서 리브라 동맹이 '큰 타격(big blow)'을 입게 됐다"면서 "페이팔의 전 사장이었던 데이비드 마커스 페이스북 부사장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만큼 상징성이 큰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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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 디지털 화폐(CBDC)는 11월 발행 예고

페이팔 탈퇴로 리브라 프로젝트 좌초 위기
불법 행위 가이드라인 마련하지 못한 탓
중국 인민은행은 디지털 화폐 발행 예고한 상태


시작만 요란했을까.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프로젝트 ‘리브라(Libra)’가 공식 출범한 지 넉 달 만에 위기를 맞았다. 미국 온라인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Paypal)’이 프로젝트 참여를 거부하고 나섰다. 다른 회원사들도 잇따라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가상화폐를 이용한 각종 불법 행위를 어떻게 해결할지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않자 프로젝트를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경쟁자로 꼽히던 중국 인민은행이 내놓을 ‘디지털 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로 쏠린다. 리브라를 떠난 페이팔이 중국 온라인결제서비스 시장에 새로 진출한 데다, 중국의 CBDC 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CBDC에 본격적으로 추진력이 붙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지시간으로 4일 “페이팔이 리브라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기로 하면서 리브라 동맹이 ‘큰 타격(big blow)’을 입게 됐다”면서 “페이팔의 전 사장이었던 데이비드 마커스 페이스북 부사장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만큼 상징성이 큰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6월 리브라 프로젝트 출범 이후 회원사가 탈퇴하기는 처음이다.

페이팔은 리브라 프로젝트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미국 재무부는 리브라 프로젝트 회원사에 어떻게 자금 세탁을 방지할 수 있는지 전반적 개요를 보내라는 서한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압박을 가했다. 하지만 페이스북 측은 회원사들 요청에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는커녕 답변을 회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짐’은 이전에도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일 “비자(VISA), 마스터(MASTER)카드 등의 회원사들이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 켈리 비자카드 대표이사는 지난 7월 “리브라 회원사 중 아무도 정식으로 가입된 회사는 없다”며 “페이스북에 1000만 달러(12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약속은 구속력이 전혀 없고, 투자금을 전달한 회원사도 없다”고 강조했다.

‘리브라 동맹’의 균열로 중국 CBDC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된다. 중국 입장에서 리브라는 글로벌 결제 플랫폼의 ‘왕좌’를 두고 다투는 ‘눈엣가시’였다. 중국 인민은행은 다음 달 11일 광군제(光棍節) 때 CBDC를 발행한다고 예고한 상태다. 시장에선 발행 규모를 1000억 위안(17조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중앙화’된 디지털 화폐로 정부 통제력이 강하다. 위조화폐나 자금 세탁이 불가능한 구조는 리브라와 차별되는 지점이다.

중국이 리브라에 최종 판정승을 거두면, 공로는 상당 부분 페이팔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페이팔은 리브라 동맹 탈퇴 직전에 중국 온라인결제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다니엘 슐만 페이팔 사장은 지난달 30일 “중국의 금융회사, 기술 플랫폼과 제휴해 중국 및 전 세계 기업·소비자에게 더욱 포괄적인 결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중국의 민간 결제서비스 플랫폼 위챗페이, 알리페이까지 결합하면 CBDC 영향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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