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반정부 시위 격화..닷새 만에 최소 99명 사망

박성훈 2019. 10. 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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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경비대 실탄 사격..4000명 부상
시위대 "실업난·민생고 해결" 요구
UN "이라크 폭력 충돌 즉각 중단하라"
5일 반정부시위대가 바그다드 시내 도로에 불을 질렀다. 이라크 경비대가 발포한 실탄에 수십 명의 시위대가 사망했다. [AP=연합]
이라크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로 1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유엔은 5일(현지시간) 이라크 정부와 시위대를 향해 폭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라크 의회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이후 이미 99명이 사망했고 40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AFP 통신은 이라크 경비대(security force)가 바그다드 동쪽에서 맞닥뜨린 시위대를 향해 최류탄과 실탄을 발사했다고 목격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정부가 실탄을 쏘며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사망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시위가 격렬해지면서도 군경에서도 사상자가 나오고 있다.

바그다드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알아라비야방송 사무실 등 언론사 여러 곳도 습격을 받았다. 이라크 남부도시 나시리야에서는 시위대가 6곳의 정당 당사에 방화를 하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5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시위도중 사망한 시민의 시신을 국기로 감싼 관으로 옮기고 있다. [AP=연합]

이번 시위는 악화되는 생계비 부담에 대한 정부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이뤄졌다. 시위대는 정부에 실업난 해결과 수도ㆍ전기 등 공공서비스 개선 등의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라크 청년층의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2배인 25%에 이른다. 시위는 정부 부정부패 문제로 확대되며 이라크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상태다.

AFP 통신은 이날 바그다드의 시위 중심지인 도심 타흐리르 광장이 전면 봉쇄됐다고 전했다. 이라크 의회는 긴급회의를 소집했으나 정족수 부족으로 열리지 못했다.

제닌 헤니스 플라스하르트 유엔 이라크 특사는 “닷새간 살상이 벌어졌는데, 이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며 “사망자 발생에 책임이 있는 이들에게 법의 심판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라크 정부는 강경 진압 외에 시위를 중단시킬 묘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전날 “부정부패, 실업난 등 개혁 정책을 시행할 시간을 더 달라”라면서도 “‘마술 같은 해법’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라크는 인구 4000만 명으로 현재 세계 5위의 석유 수출국이지만 인구의 22.5%가 빈곤에 처해 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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