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안먹어"..도매가 20일새 반 토막

김기정,심희진,강인선 2019. 10. 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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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돼지열병 발병후
도매가 1kg 6201원까지 급등
수요 위축되면서 가격 급락
ASF발병 이전보다 낮아져
전국 추가확산 안될경우
수요감소로 약세 유지될 듯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연일 급락세를 보이며 보름 만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ASF 확진 직후 급속히 올랐던 돼지고기 가격은 ASF 확산 우려가 진정되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오후 3시 현재 돼지고기 도매가는 지난 4일 대비 136원(3.6%) 하락한 3641원(냉장 삼겹살 1㎏당 기준)까지 떨어졌다. 이날 오전에는 도매가격이 전 거래일 대비 944원(25%)이나 빠지며 2833원을 기록해 3000원대가 무너지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다소 반등했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ASF 첫 확진(9월 17일)과 함께 급등해 다음날인 18일 1㎏당 6201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를 거듭해 ASF 확진 이후 최고가 대비 46%나 빠진 상황이다. 실제 7일 거래가는 ASF 확진 이전인 9월 16일 거래가 4558원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전년 동월과 비슷하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 발병이 확진된 이후 도매상과 유통사가 재고 소진을 우려해 일제히 돼지고기를 매입하며 가격이 급등했지만 이후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예상과 달리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ASF 확산 심리가 진정된 것과 ASF 확진 판결 이후 돼지고기 수요심리가 위축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충남 보령에서 지난 6일 ASF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전국 최대 양돈단지인 충남까지 ASF가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다행히 '음성 판정'이 나온 바 있다. 또 ASF는 인체에 무해하지만 이 병이 발병된 이후 소비자 염려가 커지면서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A마트의 경우 지난주 돼지고기 매출이 전주 대비 4.3%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 소고기와 닭고기 매출은 각각 28%, 17.8% 증가했다. B마트도 국내산 돈육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삼겹살, 돼지갈비 등을 파는 외식업소들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 상승보다는 판매 부진에 대한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삼겹살 업소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같은 돈이면 치킨이나 오리 등 대체육으로 발길을 돌리는 분위기"라며 "보통 추석 명절 이후 10월이 돼지고기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 소비가 많이 위축됐다"고 우려했다.

ASF가 한강 방어선을 뚫고 남하할 경우 돼지고기 가격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수준에서 방어가 된다면 냉장육 가격은 지속적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국내 돼지가 공급과잉 상태여서 비축량이 많았는데 ASF 우려로 추가 확보한 물량까지 더해지면서 가공일로부터 45일까지 냉장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구이류 냉장 상품은 가격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국내산 냉동 구이류는 살처분이 많아질수록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소시지 등 가공품에 들어가는 앞다리살 등도 가격 강세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ASF가 추가 확산하지 않으면 도매가·소비자가 모두 ASF 발병 이전 수준이나 그보다 다소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ASF 발병 직전 돼지고기 도매가가 1㎏당 4500원 수준이었는데 이달 말까지는 다시 4000원 돌파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가격 역시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돼지고기 소매가격은 ASF 발병 이후 지난 9월 30일 2만1858원까지 치솟았다. 지금은 2만100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소비자가는 시간 차를 두고 도매시장 가격을 반영하는 만큼 돼지고기 가격은 앞으로 다소 하락해 2만1000원대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기정 기자 / 심희진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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