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도로 완전 개통 반년.. 울릉주민 행복한 비명

김재현 2019. 10. 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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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4.55㎞ 전구간 개통 후 관광객 40만 돌파… 역대 최다 기대

경북 울릉도 일주도로 가운데 미개통 구간이었던 4.745km 구간 중 두번째 터널인 와달리 터널. 와달리 터널 진입 전 우측에는 와달리 휴게소가 위치해 있다. 이 휴게소에는 각 도로 구간을 관리하는 도로관리사무소가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지난달 29일 경북 울릉군 도동항 만남의 광장 앞. 기자가 택시를 타고 지난 수 십년 동안 미개통돼 있던 울릉도 일주도로 구간으로 달렸다. 구불구불한 고개를 몇 차례 넘고 저동항을 지나자 곧게 뻗은 도로와 터널이 눈에 들어왔다. 내수전 터널과 와달리 터널, 섬목 터널 등 3개의 터널을 통과하자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죽도와 삼산암, 관음도가 한 눈에 들어왔다. 일주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울릉읍 사동과 서면 태하리 등을 거쳐 약 30㎞를 넘는 거리에 1시간 30분 정도 걸렸던 것이 단 15분으로 대폭 단축됐다.

울릉도 택시기사 신모씨는 “울릉도 일주도로가 개통되면서 관음도를 비롯한 봉래폭포, 삼산암을 찾기가 더 쉬워졌다”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도 많고, 앞으로 울릉공항이 건설되면 더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울릉도 일주도로 전 구간 개통이 반 년을 넘기면서 주민 생활여건 개선과 방문객 증가로 주민들과 지역 관광업계 등 울릉도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7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3월29일 울릉군 저동리(내수전)와 북면 천부리(섬목) 구간을 잇는 길이 4.745㎞ 구간이 개통되면서 울릉도 일주도로 전 구간인 44.55㎞가 모두 연결됐다. 울릉도 일주도로 사업계획이 확정된 지 55년 만이고, 2001년 해당 4.745㎞를 제외한 전체 39.8㎞ 구간을 개통한지 18년 만이다.

경북 울릉군 와달리 휴게소 바다 건너로 죽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울릉도 관광업계도 도로 개통에 따른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과거 울릉 관광코스는 도동항을 출발해 사동, 태하리, 북면 현포리, 천부리 구간을 둘러보고,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와 해 차량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지만 이제는 이동 거리가 단축돼 좀 더 여유롭게 관광지를 둘러 볼 수 있다.

경북 포항에서 울릉도 관광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박종민(33) 투어울릉 대표는 “일주도로가 개통된 봄철부터 울릉도는 찾는 관광객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며 “기존에 가기 힘들었던 관광지도 쉽게 갈 수 있어 새로운 코스를 개발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경북 울릉군 도동항 전경. 도동항 앞 만남의 광장은 관광버스와 렌트차량, 주민 차량 등으로 뒤엉켜 혼잡한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울릉도의 관광객은 눈에 띄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울릉군에 따르면 지난해 총 35만3,617명의 관광객이 방문했지만 올해는 8월까지 벌써 30만2,492명이 방문했다. 지난해 총 방문객 수 돌파는 기정사실화 됐다. 울릉군과 지역 관광업계는 올해 관광객 40만명은 무난히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한일관계 악화로 독도 방문을 위한 관광객도 함께 늘었다는 분석이다.

일주도로 개통으로 관음도 방문객도 덩달아 증가했다. 북면 천부리에 위치한 관음도는 지난해 총 6만5,854명이 다녀갔지만 올해 지난달까지 총 11만2,303명이 방문했다. 올해 총 방문객은 지난해 2배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 울릉도 일주도로 가운데 미개통 구간이었던 4.75km 구간 중 마지막 터널인 섬목 터널을 지나면 그 동안 발길이 뜸했던 관음도와 섬을 연결하는 연도교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일주도로 개통으로 뜻하지 않게 손해를 입은 곳도 있다. 그 동안 미개통 구간 해상 노선을 운영하던 울릉도해운은 최근 면허를 반납하고 울릉군에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 해운사는 2011년부터 3,100여 회, 승객 18만여명, 차량 6,700여대를 수송해왔지만 수입이 전무해지자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울릉도는 가파른 경사와 거친 노면으로 인해 악명이 높다. 육지에서 운전을 하던 사람들도 울릉도에서의 운전은 혀를 내두른다. 이 때문에 울릉도 전 도로 구간의 제한 속도가 시속 40㎞로 지정돼 있다. 새로 개통된 구간은 도로가 직선화 돼 있고 요철이 없어 당초 60㎞로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 됐으나 현재는 동일하게 40㎞로 돼 있다. 이 때문에 택시 업계는 현재 이 구간만이라도 최대 70㎞까지 높여달라 요구하고 있다.

경북 울릉군 도동항 만남의 광장 인근에서 관광버스들이 좁은 도로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고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잦은 폭우와 낙석, 겨울철 폭설은 울릉도의 교통 환경을 힘들게 하고 있다. 가파른 경사에 거친 노면, 중앙선이 없는 곳이 많다. 차량 고장도 잦고,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는 대형 버스가 좁은 도로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지난달 14일 추석 연휴에는 울릉읍 봉래폭포 인근 도로에서 38인승 관광버스가 정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37명이 중경상을 입기도 했다.

이에 경북도와 울릉군은 일주도로 개량 사업의 일환인 2공사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총 길이 21.1㎞ 폭 8m 구간 내 터널 5곳과 교량 5곳, 피암터널 4곳 등을 추가로 건설하고 도로를 새로 정비하는 등 2022년까지 울릉도 교통 환경 개선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폭우와 폭설 등 낙석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교통환경을 개선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겠다”며 “현재 추진 중인 울릉도 일주도로 2공사에도 만전을 기해 울릉도 전반적인 생활 편의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경북 울릉도 일주도로 공사 사업구간 위치도. 경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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