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檢, 정경심 혐의 입증에 자신감.. 물증·진술 확보한 듯 ['조국 정국' 격랑]

정필재 2019. 10. 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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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서울중앙지검 국감 / 배성범 지검장 "관계자들 외국 도피 / 증거인멸 정황 드러나 수사 확대" / 피의사실 유출금지 각서 등 '입단속' / 여야 '曺 장관 수사' 관련 공방 치열 / '가족사기단·수괴' 거친 표현도 오가 / 조국 동생 영장심사 앞두고 입원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와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 가운데 증거인멸 부분에 대한 혐의입증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피의사실 공표 논란으로 입을 굳게 다물었던 검찰이 공개석상에서 이 같은 입장을 내비치면서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신병확보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조 장관 수사를 놓고 날을 세웠다.

◆檢, 입단속하며 증거인멸 물증·진술 확보 주력

그동안 말을 아꼈던 배 지검장이 이날 국감장에서 내놓은 한마디는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충분한 물증과 진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백해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사건 관계자들의 외국도피도 있었고 압수수색 과정에서 증거인멸 등 훼손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답했다.
움직이는 윤 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왼쪽)이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정 교수의 증거인멸·훼손 시도 의혹은 이미 수차례 제기된 상태다. 정 교수가 사용 중인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빼돌린 의혹이 대표적 사례다. 조 장관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이 진행된 다음 날인 8월28일, 정 교수가 자산을 관리해 주던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모씨에게 컴퓨터 하드디스크 교체를 부탁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 교수가 경북 영주 동양대에서 컴퓨터를 옮기는 장면도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또 정 교수가 가족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와 동양대 등의 관계자들과 통화하며 ‘압수수색에 협조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단순 위조와 행사 혐의로는 구속수사가 이뤄지기 어렵다”며 “검찰이 증거인멸과 증거훼손 정황을 여럿 파악했다는 것은 통상적인 영장 발부조건을 충족시켰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배 지검장은 조 장관 일가 의혹 수사팀 검사 전원을 상대로 피의사실을 절대 유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았고 수사팀을 이끄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매일 관련 교육을 진행할 만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 사이 조 장관 측과 여권 등은 검찰에 대한 총공세를 벌였다. 조 장관 딸은 언론 인터뷰에서 의혹 전부를 부인했고 정 교수는 병원에 재입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등 여권 고위 인사들의 입에선 ‘여자들만 있는 집’, ‘11시간 압수수색’, ‘딸의 생일 케이크’ 등 감정적 단어가 등장했다. 이는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벌이는 만큼 개혁이 필요하다는 여론으로 번지는 계기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압박 속에 검찰은 조용히 반격의 칼을 갈아온 셈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의 실무 책임자인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가 신자용 1차장 검사와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막말·고성 오간 정쟁 국감
여야는 이날 국감에서 조 장관 가족은 ‘가족사기단’, 조 장관은 ‘수괴’라는 거친 표현 등을 써가며 공방을 벌였다. 이은재 한국당 의원은 “조 장관 일가 비리 수사에 대해 대통령·국무총리·여당대표 등이 ‘검찰이 과도하게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다’는 등의 주장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한 가족이 이렇게 의혹을 받을 수 있는지, 단군 이래 최초가 아닌가 한다”며 사안별 영장청구 횟수 등 자료 공개를 검찰에 요청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있던 여성 검사의 신상이 온라인에 유포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사이버 테러’라고 주장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 장관과 가족에 대한 두 달간의 언어폭력과 테러가 그 여검사의 수백 배에 달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정갑윤 한국당 의원은 “천하가 다 아는 가족사기단 수괴를 장관에 임명했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조국 가족사기단 수사에 검찰 명운이 걸려 있다”고도 했다.
소속 박지원 의원이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와 관련한 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 위원장은 피의사실공표 사건 등과 관련해 “수사하지 말라” “정치적 문제” 등의 발언을 했다가 김종민 의원 등 여당 측으로부터 “위원장 자격이 없다”는 등 비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여 위원장은 김 의원을 향해 “웃기고 앉았네, X신 같은 게”라는 말을 중얼거렸고 여당이 거세게 항의하자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와 관련한 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교수 이어 조 장관 동생도 입원

웅동학원 채용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 장관 동생 조모(52)씨는 “최근 넘어지는 바람에 허리디스크가 악화했고 수술을 받기로 했다”며 8일로 예정된 영장실질심사를 미뤄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조씨 측은 “수술 후 1∼2주간 외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씨의 영장심사가 당초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조 장관 관련 수사를 마치려는 검찰의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정 교수도 건강 문제를 호소해 조사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태다. 법원은 조씨의 출석 여부를 지켜본 뒤 구속 여부를 심사할지 판단하기로 했다.

정필재·배민영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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