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온상' 오피스텔서 피난가는 1인가구 여성들

나주예 기자 2019. 10. 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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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서울에서 혼자 사는 구모(여·27) 씨는 최근 서울 서초구 오피스텔에 있던 자취방을 관악구 신림동 인근의 일반 주택가로 옮겼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혼자 사는 최모(여·26) 씨 역시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들을 피하기 위해 최근 일반 주택가에서 방을 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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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안전할 것 같아 왔는데…

아래·위 집이 성매매 장소

곳곳 홍보지에 성행위 소음

방범 취약해도 빌라 등 이사

“성매매 오피스텔이 더 불안”

경찰, 작년에만 1319건 단속

7년째 서울에서 혼자 사는 구모(여·27) 씨는 최근 서울 서초구 오피스텔에 있던 자취방을 관악구 신림동 인근의 일반 주택가로 옮겼다. 오피스텔의 자취방과 같은 건물에 들어서 있는 성매매 의심 업소들을 피하기 위해서다. 구 씨는 당시 약 7개월의 계약 기간이 남았는데도 새로 방을 구했다. 구 씨는 “저녁에는 물론 낮에도 오피스텔 엘리베이터나 주차장에서 업소 여성이나 관리자로 보이는 이들과 마주치곤 해서 늘 불안했다”며 “이런 분위기를 피해 생활환경이 주거 가구 위주로 구성된 지역으로 이사를 갔다”고 설명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혼자 사는 최모(여·26) 씨 역시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들을 피하기 위해 최근 일반 주택가에서 방을 구하고 있다. 반드시 갖춰야 하는 조건은 공동현관에 비밀번호 잠금장치가 있는지, CCTV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다. 최 씨는 “안전한 집을 구하기 위해서 방을 알아볼 때마다 일부러 오피스텔 건물 위주로 알아봤는데 오히려 위아래층으로 성매매 업소가 있어 충격을 받았다”며 “건물 여기저기에 업소 명함이 떨어져 있거나 복도를 지나다니다 보면 성행위 소음이 들려 잠을 설치곤 했다”고 토로했다.

안전을 위해 주로 거주하는 오피스텔 건물에서 성매매가 횡행하면서 일부 1인 가구 여성들이 방범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여겨지던 빌라나 원룸 건물로 집을 옮기고 있다. 대학생 때부터 혼자 살면서 방을 여러 번 옮겨 다닌 직장인 이모(여·30) 씨는 “오피스텔 건물 1층 공동현관에 잠금장치가 없고 ATM기기가 있으면 성매매 업소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며 “방을 구할 때마다 늘 현관 1층 시설을 눈여겨보곤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업소 주인이나 종사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매물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에 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강남구 역삼동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직장인들 위주로 찾아오는 손님들이 일반적이지만 영업용이나 사무실 용도를 찾는다며 방을 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성매매) 업소 운영 목적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8일 경찰청의 ‘지방청별 오피스텔 단속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는 412건, 경기 남부에서 102건, 인천에서 629건의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가 단속됐다. 전국으로는 2016년 2022건, 2017년 1473건, 지난해 1319건, 올해 9월까지는 563건으로 그 수가 줄고 있으나 여전히 오피스텔에서 성매매 영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오피스텔 건물은 사적이고 닫혀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있어 혼자 사는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곤 했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성매매 업소들의 타깃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나주예 기자 ju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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