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돌아왔지만.."금속탐지기 거쳐 60명만 봐라"

고현승 2019. 10. 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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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일본 우익 세력의 테러 협박과 아베 정권의 압박으로 전시가 중단됐던 평화의 소녀상이 아이치 트리엔날레 기획전에 다시 전시 됩니다.

전시가 중단된 이후 두달 만인데, 추첨을 통해 오늘 하루 단 예순 명만 입장을 허용했고, 금속 탐지기 검사에 사진촬영도 금지하면서, '표현의 자유'라는 전시 취지가 무색했습니다.

고현승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시장 입구에 긴 줄이 생겼습니다.

1천3백여 명이 번호표를 받았지만, 추첨을 통해 한번에 30명씩 오늘은 60명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전시가 두 달 만에 재개됐지만, 주최 측이 안전을 이유로 입장을 제한한 겁니다.

[스기타 모모/관람객] "(도쿄에서) 아침 9시에 나고야에 왔습니다. 드디어 한번 더 재개한다는 기대에…"

당첨됐다 해도 일일이 가방 검사를 받고 금속탐지기 스캔까지 통과한 뒤, 별도의 사전 교육도 받고 가이드와 함께 있어야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어렵게 전시는 재개됐지만, 이처럼 삼엄한 경비 속에 자유로운 관람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입구에는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SNS에 올리는 것도 안된다고 쓰여 있습니다.

[김서경/'평화의 소녀상' 작가] "관객에 대한 검열이죠 이건. 일본이라는 사회에서 관객에 대해 못믿는 게 있고, 그런 위협이 불안해서 그렇게 처리한다는 것 자체가 여러가지로 이해가 안되죠."

소녀상 전시 중단에 항의하며 자진해서 작품 전시를 철회했던 박찬경, 임민욱 작가 등 10여 명의 작품도 다시 관람객들을 만났습니다.

[소부에 오사무/관람객] "표현의 자유 침해와 인종차별주의를 조장해 (전시를) 방해하는 사태를 용서할 수 없습니다."

테러 위협에 이어 우익들은 소녀상 전시를 반대하며 전시장 앞에서 확성기를 틀어댔고, 우익 성향의 나고야 시장은 1인 시위에 이어 반대 회견까지 벌였습니다.

[가와무라 다카시/나고야 시장]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을 빌린, 정말로 테러적인 폭력에 의한 국민여론을 납치하는 겁니다."

시민사회단체의 항의 시위가 잇따랐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전시회 지원금 중단 결정을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오카모토 유카/아이치트리엔날레 실행위원] "(표현의) 부자유가 있어서 전시회를 열었는데 더 나빠진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에 대한 검열이므로 모두가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논란 속에 재기된 반쪽 전시는 일주일 뒤인 오는 14일 막을 내립니다.

소녀상을 만든 김서경 작가는 앞으로도 일본에서 전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본 사회가 얼마만큼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나고야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 : 이장식 (도쿄) / 영상편집 : 김창규)

고현승 기자 (countach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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