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취재일기] 수사 앞두고 드러눕는 조국가족들

김수민 입력 2019.10.09. 00:03 수정 2019.10.0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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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사회1팀 기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가족이 아프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 장관 동생은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지난 7일부터 아팠다. 조모(53)씨는 그날 수술이 필요하다며 법원에 영장실질심사 날짜를 바꿔달라는 신청서를 냈다. 넘어지는 바람에 허리디스크가 악화돼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술일은 영장실질심사 당일인 8일이였다. 심지어 수술 후 1~2주 동안 외출할 수 없다고도 했다. 3차례 검찰 조사 때만 해도 “검찰에서 성실히 조사 받겠다”고 밝힌 그였다.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은 조씨가 입원한 부산 병원에 의사 출신 검사를 내려보냈다. 조씨 질환 관련 소견서를 받아보고 조씨 주치의도 면담했다고 한다. 검찰은 조씨가 영장 심사를 받는데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검찰은 구인영장을 집행했고, 그는 구속영장심사를 포기했다. 그는 서울구치소에서 법원의 결정을 기다렸다.

‘가족 펀드’·‘자녀 입시 비리’ 등 여러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조 장관 아내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도 많이 아프다. 개천절 공휴일인 지난 3일 검찰에 비공개 소환된 정 교수는 조사받던 중 “건강이 좋지 않다”며 조사를 멈춰 달라 요청했다. 검찰은 이를 받아들였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 씨에 대한 영장 실질심사가 열린 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포토라인이 설치돼 있다. 김경록 기자
이튿날인 지난 4일에도 정 교수는 아팠다. 병원에 재입원한 것이다. 예정된 검찰 조사 일정도 미뤄졌다. 당시 정 교수 변호인단은 “정 교수가 2004년 유학 시절 흉기를 소지한 강도로부터 도망치러 건물에서 탈출하다 두개골 골절상을 당해 아직도 심각한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6살 때 사고로 우안도 실명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검찰 조사 시 검사님과 눈을 마주치기도 힘들고 심각한 어지럼증과 구토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문제로 변호인과 장시간 대화를 나누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했다.

아내의 건강을 걱정하던 조 장관은 아예 자신이 나서 검찰 수사팀과 통화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자택을 압수수색하러 온 검찰 수사팀장과 통화한 사실을 밝혔다. 조 장관은 “제 처가 놀라서 연락이 와서 (팀장과) 통화했다”며 “제 처의 건강 상태가 안 좋으니 차분히 해달라, 배려해달라고 부탁한 것일 뿐 수사를 방해하거나 지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례 없는 장관 일가 수사와 전례 없는 장관 가족의 와병에 국민들 반응도 뜨겁다. 조 장관을 지지하는 이들은 아픈 사람을 잡는다며 검찰의 잔인함을 비판한다. 검찰 조사 중 더 몸과 마음이 힘들었을 정 교수를 애달프게 바라보는 이들도 많다.

야당도 날을 세웠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가족 행태가 재벌 가족보다 더 재벌스럽다. 구속을 앞두니 조국 가족이 다 환자가 됐다”고 적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불법과 비리, 편법 특권을 저질러놓고 불리한 일만 터지면 다 아프다”며 “‘침대축구’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쯤 되니 영화 ‘극한직업’의 대사가 떠오른다. “지금까지 이런 장관 가족은 없었다.”

김수민 사회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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