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태풍만 오면 '침수'.."대게 장사 다 망쳤다"

박상완 입력 2019.10.09. 20:34 수정 2019.10.0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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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해 태풍 콩레이가 왔을 때 직격탄을 맞았던 경북 영덕의 한 시장입니다.

당시 폭우로 물이 2미터 높이로 차올라서 상인들은 구조대 보트를 타고 간신히 몸만 빠져 나왔는데요.

콩레이가 남긴 상처에서 헤어날 새도 없이, 지난주 태풍 미탁으로 또다시 물바다가 됐습니다.

왜 이렇게 매년 같은 피해가 반복 되고 있는건지 박상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올해 또다시 태풍이 쓸고간 경북 영덕의 강구시장.

힘들게 복구한 삶의 터전은 1년 만에 다시 물바다가 됐습니다.

[피해 주민] "아무 대책도 없이 작년에 수해 난 것 그대로 지금 현재 물이 들어오고 있지 않습니까."

6백만원 어치나 들여놓은 대게며 물곰이 정전으로 다 죽자, 상인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김정순/시장 상인] "작년에는 빚을 말도 못 하게 졌는데, 갚지도 못하고 다시 또 빚지게 생겼어요."

주민들은 반복되는 수해가 인재라고 단언합니다.

동해 중부선 철도를 짓느라 높은 철길 둑을 만든 이후 큰 비가 오면 배수가 안 된다는 겁니다.

[피해 주민] "(철길 둑이) 저렇게 딱 막아 버리니까 한 골짜기로밖에 (물이) 못 내려오는 거야. 그래서 물이 차는 거야. 태풍 '사라' 때에도 여기는 물이 안 찼어."

철길 둑의 높이는 무려 10미터.

들판을 가로질러 3백미터에 걸쳐 있는데, 하천 부분은 겨우 20미터 남짓 뚫려 있을 뿐입니다.

[피해 주민] "전에는 이게 (철길 둑이) 없었을 때는 비가 이쪽으로도 가고, 논으로도 가고 했었는데 지금은 이것(철길 둑) 때문에 비 오면 동네 쪽으로, 한쪽으로만 내려오거든요."

마을을 돌아 바다로 나가는 하천도 마찬가지.

지난해 태풍 콩레이 때 좁은 수로가 범람의 주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1년이 지나도록 하천 폭을 넓힌다는 얘기는 안 들립니다.

[피해 주민] "(하천이) 나가는 입구가 좁으니깐, 물이 나가지를 못하니까 전부 마을로 들어오고, 물길이 저쪽이 높아요. 바닷가 쪽이 높아요."

배수 펌프장이 있긴 하지만, 처리 용량은 태부족입니다.

[피해 주민] (그런데, 내년이 문제거든요.) "그러니깐요. 내년에 우리가 그러면 한 번 더 죽을게요. 네?"

행정당국이 예산부족 탓만 하는 사이, 시장 상인들은 내년에도 태풍이 오면 또 물에 잠겨야 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상완입니다.

(영상취재: 유명종(포항))

박상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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