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계 경제 더 나빠질 것"..우리 경기 바닥은 언제쯤?

고영태 입력 2019.10.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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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까지 우리나라의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정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무역기구의 통계를 보면 1월부터 7월까지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3천 17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정도 줄어들어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상위 10대 수출 가운데 수출액이 증가한 곳은 중국이 유일한데 그나마도 0.59%에 그쳤다. 나머지 9개 국가의 수출은 모두 감소했다.

세계 고위 경영자 74% 경제 더 나빠졌다.

하지만 이런 경제 상황은 적어도 내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가 지난달 세계 1,360여 명의 고위 기업 임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현재 세계 경제가 지난 6개월 전보다 더 악화됐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조사에서는 그전 6개월보다 세계 경제가 더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응답자의 비중이 44%였다. 6개월 사이에 경제가 더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기업 임원들의 비율이 30% 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신흥국의 기업 임원들이 선진국보다 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가 6개월 전보다 더 나빠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선진국보다 신흥국이 더 높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 비율은 선진국이 신흥국보다 더 높았다.

세계 각국의 기업 임원들이 보는 세계 경제에 대한 단기 전망도 밝지 않다. 앞으로 6개월 동안 세계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2/3에 달하는 66%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3월 조사 결과와 비교해 21%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세계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선진국일수록 높았다. 선진국에서는 응답자의 70%가 세계 경제가 현재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신흥국의 경영진 가운데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한 비율은 59%로 약간의 차이를 보였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응답자들이 세계 경제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67% 세계 경제 성장률 하락할 것

이에 따라 세계 경제 성장률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응답자들의 67%가 현재보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고 이 가운데 23%는 성장률이 침체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상당히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6개월 전 같은 조사보다 각각 23% 포인트와 14% 포인트가 증가한 수치다.


그렇다면 세계 각국의 기업 임원들은 자국 경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공통적으로 경제가 더 어려워졌다고 판단했지만, 지역이나 국가에 따라 약간의 온도 차이를 보였다. 개발 도상 국가와 인도는 현재 경제 상황이 이전보다 악화됐다고 보는 응답자 비중이 북미나 유럽 선진국보다 높았다. 특히 인도는 6개월 전보다 경제가 더 나빠졌다고 응답한 비율이 79%로 가장 높았고 중국을 포함한 개발 도상 국가들도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61%에 달해 북미나 유럽보다 평균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반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상대적으로 경제 상황이 덜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응답자 가운데 6개월 전보다 경제가 더 악화됐다고 답한 비율을 46%로 다른 지역이나 국가보다 훨씬 낮았다. 상대적으로 경제가 덜 악화된 국가들은 우리나라, 호주, 홍콩, 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그리고 타이완 7개 국가이다.

하지만 앞으로 자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51%가 앞으로 6개월 후에 경제가 현재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1분기 조사 때보다 12% 포인트 그리고 1년 전보다는 17% 포인트가 증가한 것이다.


비관적 전망 비율, 금융위기 이후 최고

이런 비관적인 전망은 역사적으로 볼 때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맥킨지는 지난 2004년 이후 정기적으로 기업 임원들을 상대로 자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을 조사해왔다. 2008년과 2009년 세계 금융위기를 제외하고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 응답자 비율이 50%를 넘은 경우는 없었다.


지난 2009년 1월 조사에서 70%의 응답자들이 앞으로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것이 최고였고 이후 금융위가 진정되면서 2009년 3월 61%를 기록한 이후 10년 동안 비관적 전망을 한 경영진의 비율이 50%를 넘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0년 동안 세계 경제가 장기 호황을 경험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이 가장 큰 위험 요소

이런 비관적 전망의 가장 큰 원인은 미·중 무역 갈등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3/4이 미·중 무역 갈등이 세계 경제 성장의 가장 큰 위험 요소라고 답했다. 실제로 응답자들의 50%가 지난 12개월 동안 교역이 감소했다고 답했는데 이는 1년 전의 36%와 비교해 10% 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이다. 결국, 세계적인 교역이 감소하면서 개별 국가의 교역도 줄었고 그 결과 경제에 대한 전망도 더욱 비관적으로 변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경기 바닥은 글쎄? ... 내년 이후에나 벗어날 듯

우리나라도 이런 세계적인 경제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올 들어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그래서 애초 올 하반기로 예상됐던 경기 바닥은 갈수록 미뤄지는 양상이다.


해외 투자은행 중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가 지난달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8%로 내렸다. 내년 전망치는 1.9%에서 1.6%로 내리며 올해보다 더 나쁘다고 봤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수출 부진과 민간 투자 둔화로 성장이 부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도 일본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 증가로 수출이 더 둔화할 수 있다며 올해 한국 성장률을 1.8%로, 내년은 1.7%로 전망했다.

하지만 국내 연구 기관의 전망은 엇갈린다. 정부와 국책 연구 기관들은 올해보다 내년 경제 성장률을 높게 봐 올해 경제가 바닥을 다지고 내년에 다소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4∼2.5%로 예상했고 내년은 2.6%로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도 올해 경제 성장률이 2.2%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2.5%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엘지 경제 연구원 등 민간 연구기관들은 올해보다 내년에 성장률이 더 하락해 내년 이후에나 경제가 바닥을 다지고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달 올해 한국 성장률을 2%로, 내년을 1.8%로 전망했다. 아직 미·중 무역 분쟁이 해소되지 못했고 2020년 세계 경기가 올해보다 악화되면서 이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우리 경제의 반등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가미래연구원도 지난 5월 올해 성장률을 2.2%로, 내년은 1.9%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영태 기자 (kev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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