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난 폭발속 '시리아 철군' 주장.."최악의 결정"(종합)

이창규 기자 입력 2019. 10. 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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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족, 자국 영토위해 싸워..미군 밖으로 이동"
전직 장성들 트럼프 결정 비난.."재앙적인 실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터키가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 가운데 미군의 중동 진출은 역사상 최악의 결정이라고 밝히면서 전 세계적 비난 속에서도 시리아 철군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결정한 후 국내외에서 거센 비판을 받자 "터키가 쿠르드족을 공격할 경우 경제를 파괴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또다시 쿠르드족을 향한 비판의 날을 세우며 양측간 전쟁에 개입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미군은 철수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쿠르드족은 자국 영토를 위해서 싸운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매우 매우 강력한 기사에서 나왔듯이, 그들(쿠르드족)은 노르망디를 비롯해 2차 세계대전 당시 우리를 돕지 않았다"며 "그들은 다른 전투들을 거론했고, 그 전투들은 자국 영토를 위한 것으로 다른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트위터를 통해 "여러 집단 간의 싸움이 수백년동안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중동에 있지 말았어야 했다"며 "50명의 미군을 밖으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터키는 유럽이 돌려받길 거부했던 생포된 이슬람국가(ISIS) 전사들을 넘겨받아야 한다"며 "어리석은 끝없는 전쟁이 끝나고 있다"고 덧붙엿다.

아울러 "미국은 중동에서의 전투와 치안 유지에 8조달러(약 9572억원)를 썼다"며 "중동으로 들어간 것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악의 결정이었다. 이제 우리는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우리의 위대한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있다"고 말해 시리아 철군 결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터키가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 이후 나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터키군과 자유시리아군(FSA·친터키 시리아 반군)이 시리아 북부에서 평화의 샘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표와 함께 터키군은 국경 인근 아스알아인(Ras al-Ain)과 탈 아브야드 등에 대해 공습과 포격을 감행했다.

9일(현지시간) 터키군의 공격으로 국경지역인 아스알아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시리아 철군 결정의 정당성을 주장하자 전직 장성들이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조지프 보텔 전 중동 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세기 동안 IS를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오랜 동맹 관계를 포기했다고 비난했다.

보텔 전 사령관은 시사잡지인 '디애틀랜틱'에서 "이번 포기(미군 철수 결정)는 IS에 맞선 5년간의 싸움을 무효로 만들었으며 미국의 신뢰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허틀링 전 유럽 주둔 육군 사령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곧 미국에 재앙의 전조"라고 일갈했다.

그는 "IS에 맞섰던 우리의 믿을 만한 파트너인 쿠르드족의 SDF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인 터키의 공격을 받고 있다"며 "미국과 나토에 미칠 영향은 오래 지속될 것이고 유럽과 세계 안보에도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철군 결정엔 공화당도 크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우리의 전략적 국익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면서 중동에 대한 미국의 영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반면 터키와 러시아 이란의 힘은 강해질 것"이라고 일갈했다.

공화당 내 하원 서열 3위인 리즈 체니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재앙적인 실수"라고 비난했고, 밋 롬니 상원의원도 "동맹인 쿠르드족에 대한 배신으로 미국이 신뢰할 수 없는 우방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론 존슨 상원의원조차도 "미국이 세계의 경찰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는 동의하지만 쿠르드족을 버리는 것은 미국의 동맹국과 적국에 끔찍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 AFP=뉴스1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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