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물리학상 마요르 인터뷰 "외계행성은 너무 멀다 지구부터 지키라"

구정은 선임기자 2019. 10. 1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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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이주 프로젝트 완전히 미친 짓
ㆍ버릴 생각 말고 아끼고 가꿔야

올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스위스의 천체물리학자 미셸 마요르(오른쪽)와 디디에 쿠엘로. 노벨상 트위터 캡처

“외계행성은 너무 멀다. 아직 살 만한 우리 행성부터 보존하라.”

태양계 밖 외계행성을 처음 발견한 공로로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게 된 스위스 천체물리학자 미셸 마요르(77)가 지구를 망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놨다. 스페인에서 열리고 있는 학술회의에 참석 중인 마요르 박사는 9일(현지시간) AFP통신 인터뷰에서 ‘인류가 외계행성으로 이주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외계행성으로 이주하기 힘들다는 점부터 분명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외계행성은 아주, 아주 멀다. 지금 우리가 가진 수단으로라면 가는 데에만 수억일이 걸릴 것이고, 우리 행성을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구에서 살 수 없는 날이 오면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나면 그만이라고들 하는데, 그런 발언들을 없애야 한다”면서 외계행성 이주 프로젝트들을 “완전히 미친 짓”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우주에 생명체들이 사는 세계가 존재할 가능성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다음 세대의 몫”이라고 했다.

마요르 박사는 제네다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1995년 프랑스 남부의 천문대에서 박사과정 대학원생인 디디에 쿠엘로(53)와 함께 ‘페가수스 자리 51’ 항성을 도는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태양계 너머에 생명체가 살 수 있을지 모를 행성이 있다는 발견에 과학계는 열광했고, 외계행성 관측 붐을 일으켰다. 그 후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은 약 4000개에 달한다. 쿠엘로도 지난 8일 마요르 박사와 올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됐다.

2000년대 이후 기후·환경 위기가 심해진 것과 동시에 ‘우주 이민’을 대안으로 주장하는 이들이 늘었다.

‘화성 이주’를 인류의 미래상으로 제시해온 스페이스X 설립자 일론 머스크는 지난달 28일 화성 유인탐사선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은 상상일 뿐이다. 마요르는 지구를 ‘버리고 떠날 수 있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이들에게 당장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곳부터 아끼고 가꾸라고 일갈한 셈이다.

“우리 행성부터 돌보자. 이 행성은 아주 아름답고, 아직은 살 만하다.”

구정은 선임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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