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한마디에, 행동나선 KBS사장
법적대응하겠다던 KBS 돌연 "조사위 구성, 조국 취재팀 배제"
KBS 3개 노조 모두 성명내고 강력 반발.. 사회부장 보직사퇴
'어용 지식인'이라 자처하는 여권 인사의 억지 주장에 6000억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가 무릎을 꿇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를 통해 'KBS의 김경록씨 인터뷰 검찰 유출' 의혹을 제기하자, KBS 경영진은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존 취재기자들을 배제한 '특별취재팀'을 신설해 조국 장관 관련 수사 보도를 맡기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에 KBS의 3개 노조가 일제히 성명을 내는 등 기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유시민 이사장은 지난 8일 조국 법무부 장관 사모펀드 수사의 핵심 인물인 한국투자증권 PB(개인자산 관리인) 김경록 차장 인터뷰를 '알릴레오'에서 내보내면서 "김 차장이 지난달 KBS와 인터뷰했지만 방송되지 않았고, 인터뷰 내용은 검찰에 유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BS는 당일 '뉴스9'을 통해 "KBS는 취재원 인터뷰 내용을 유출하지 않았으며,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란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다음 날인 9일 유 이사장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알릴레오'를 통해 "제가 양승동 KBS 사장이라면 김씨와의 인터뷰 영상과 보도된 뉴스를 보고 점검해 볼 것 같다" "최고경영자가 나서서 공신력의 위기를 빨리 정리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이어가자 KBS 경영진은 돌연 입장을 바꿨다. KBS는 이날 밤 9시쯤 양 사장 주재 회의에서 조사위와 특별취재팀 구성을 결정, 저녁 늦은 시간에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KBS 수뇌부의 결정이 알려진 10일 사내 게시판에는 "회사가 우리를 '기레기'로 만들었다" "대통령과 청와대, 유시민, 그 누구를 의식한 조치냐" 등 비판 글들이 쏟아졌다. 성재호 KBS 사회부장은 "유 이사장이 기자가 인터뷰 내용을 통째로 검찰에 넘긴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억지고 거짓 선동"이란 글을 올린 뒤 보직사퇴를 선언했다. KBS 한 중견 기자는 "수신료를 포함해 연간 1조원 넘는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관변 유튜버 한 명에게 무릎을 꿇었다"며 "KBS 역사에 수치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국가 기간 공영방송인 KBS가 한 개인의 '조국 옹호' 방송에 굴복했다"며 "이제 KBS는 도저히 '국민의 방송'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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