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올여름 '최대전력수요' 찍은 날 태양광, 원전 4기 분량 전력 생산
[경향신문] ㆍ총공급량의 4.5% 책임…우원식 의원 “태양광 발전 확대가 현실적”
올여름 불볕더위로 최대전력 수요가 발생했을 당시 태양광발전이 만들어낸 시간당 평균 전력이 한국형 표준 원자력발전 4기의 시간당 평균 전력 생산량과 비슷한 수준인 총 4065㎿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태양광발전이 시간당 평균 최대전력수요로 기록된 9만314㎿의 4.5%가량을 책임진 것이다.
태양광발전이 시간당 평균 최대전력수요의 4% 이상을 차지한 만큼 ‘원전 확대’보다 ‘태양광발전 확대’가 효율적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10일 한국전력·전력거래소·한국에너지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올여름 가장 전력수요가 높았던 지난 8월13일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간대별 발전량 관련)에 따르면, 태양광발전은 시간당 평균 1304㎿의 발전량을 기록했다.
이는 실시간 발전량 계측이 가능한 설비만 측정한 것으로, 전국에 설치된 상업용·가정용 태양광발전 설비까지 합산하면 이날 전국에서 태양광발전으로 4065㎿를 책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국형 표준 원전 4기의 시간당 발전량(4000㎿)을 넘어선 것이고, 표준 화력발전 8기의 발전량과 비슷하다.
태양광발전의 전력 생산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7년과 지난해 최대전력수요를 기록한 날, 태양광 발전량은 각각 2395㎿, 3213㎿로 매년 대폭 증가했다. 각각 최대전력수요의 3%가량을 책임진 수준이다. 한전에 따르면 태양광발전이 전체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1.2%, 지난해엔 1.6%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대전력수요가 발생하고 공급예비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여름과 겨울엔 4%를 넘는 발전량을 기록한 것이다.
일각에선 여름·겨울철 전력 공급예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는 사례를 들어 원자력발전소를 더 지어야 한다는 ‘원전 확대론’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우 의원은 “피크시간대에 태양광발전이 4% 이상까지 전력 생산을 책임지게 돼 원전을 더 지을 게 아니라 태양광발전을 늘려 비용을 절약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1년에 사나흘에 불과한 ‘전기 부족의 날’을 위해 비용이 많이 들고 안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원전을 추가 건설하기보다는 태양광발전을 늘리는 게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최근 3년 동안 전력 평균 공급예비율은 3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예비율이 10% 이하로 떨어진 날은 3년간 단 9일뿐이었다.
우 의원은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 건설비용은 한 기당 약 5조원인데, 원전 건설 회피비용은 14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전 운영비용, 미세먼지, 사용후 핵연료 처리비 등을 고려하면 태양광발전이 훨씬 효과적이란 게 입증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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