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1인당 과제 늘었는데 논문·특허 줄고 기술이전도 안하는 출연연

고재원 기자 2019. 10. 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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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 운영에 대한 우려 제기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논문실적이 5년 연속 하락하는 한편 출연연이 보유한 특허도 한해 평균 4180건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연연 연구자 한 명이 맡을 수 있는 최대 과제 수도 7.8개에 달해 연구자가 연구개발보다 연구수주에 몰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NST 홈페이지 캡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24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논문실적이 5년 연속 하락하는 한편 출연연이 보유한 특허도 5년 평균 4180건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이전 계약건수도 3년 연속 줄고 있으며 기술이전 계약료도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곳에서 논문 건수가 떨어진다는 점과 기술이전, 특허 등의 성과가 지속해서 하락함에 따라 출연연 운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출연연 연구자 한 명이 맡을 수 있는 최대 과제 수도 7.8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연구자가 실제 연구보다 연구 수주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원욱∙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로부터 제출받은 출연연 연구원 논문 실적현황과 출연연 전체 특허 활용현황 등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출연연 연구자의 논문 건수가 매년 평균 209건씩 줄어들고 있으며 최근 5년 평균 4180건의 특허가 활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연연 연구자 한 명이 맡을 수 있는 최대 과제 수도 7.8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출연연 연구원 논문 실적을 살펴보면 2014년 전체 9152건에서 2018년 8106건으로 1046건이 하락했다. 특히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5년 연속 논문 실적이 하락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경우, 2014년 780건이던 논문 실적이 2019년 397건으로 50%이상 하락했다. 출연연의 성과가 논문으로만 평가되어 지는 것은 아니지만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곳에서 논문 건수가 떨어진다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출연연 특허기술의 경우 5년 평균 4180건의 특허기술이 활용되지 못했다. 2019년 9월 기준 출연연은 4만3313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는데 이 중 미활용 특허는 4590건이다. 2019년 출연연 특허기술 전체 중 10.6%를 차지한다. 핵융합연구소의 경우 보유특허 352건 중 미활용 특허는 91건으로 25.9%를 차지했다. 출연연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출연연이 사용하지도 못하는 특허를 출원하는 것은 출연연의 성과주의 여론을 의식해서 양적평가에만 집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원욱 의원은 “출연연은 특허기술 이전 및 적극적인 사업화 적극 추진이 필요하다”며 “부실한 논문이나 양적평가로 이어지는 것도 지양해야 하지만, 연구는 논문이 기본으로 전제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과방위 소속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공받은 ‘정부출연연 기술이전 계약 및 기술료 수입 현황’에 따르면 출연연의 기술이전 계약건수는 2016년 2670건에서 2017년 2147건, 2018년 1884건으로 최근 2년간 크게 감소했다. 지난 8월까지 기술이전 계약건수는 568건으로 지난해의 절반도 미치지 못하기도 했다. 

출연연 연구자가 맡을 수 있는 1인당 최대 과제 수가 출연연 평균 7.8개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 제32조에 따르면 연구자가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연구개발과제는 최대 5개 이내로 권장한다. 1인당 최대 과제 수 평균은 줄고 있는 추세다. 2017년 8.8개였다가 2018년 8.5개로 줄었다. 2019년에는 7.8개로 더 감소했다.

실제 출연연 연구자가 맡고 있는 1인당 평균 과제 수도 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출연연 연구자가 실제 맡고 있는 1인당 평균 과제수는 3.2개, 2018년 3.1개, 2019년 2.8개로 감소했다. 하지만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생명공학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연구자가 실제 맡고 있는 평균 과제수가 증가했다. 녹색기술센터와 전기연구원은 1인당 평균 과제수와 최대 과제 수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연연 연구자에게 연구 과제 수주보다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한다는 지적이다. 

이상민 의원은 “1% 인상에 그치고 있는 출연연의 출연금 예산 비중을 전체예산의 50% 이상으로 높여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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