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 경쾌한 식감.. 가을은 연근의 계절

글/김성윤 음식전문기자 2019. 10. 1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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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10월의 제철 요리 '땅속의 보물' 연근

수줍어하는 시골 색시처럼 순박한 감칠맛과 사각사각 경쾌한 식감이 매력적인 연근. 입에서 즐거울 뿐 아니라 몸에도 이롭다. 흙을 뒤집어쓴 거무튀튀하고 투박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땅속의 보물'이라 불리는 대표적 뿌리채소. 연근은 뿌리채소이고, 뿌리채소의 제철은 가을이니, 가을은 연근의 계절이다.

연근은 흔히 간장과 설탕, 물엿에 졸여 밑반찬으로 먹는다. 맛있다. 하지만 연근의 소박하고 섬세한 매력이 강하고 진한 양념에 가려져 아쉽다. 햇연근을 맛볼 수 있는 가을을 맞아 요리연구가 다섯명에게 연근 레시피를 받아 기자가 집에서 직접 연근 음식 다섯 가지를 만들어봤다.

연근을 얇게 썰어 바삭하게 굽거나 튀긴 '연근칩'은 기대보다 더 맛있었다. 강지수 요리연구가가 연근칩을 찍어 먹으라고 알려준 '커피소금'이 기막혔다. 원두커피가루를 섞은 소금은 '어른의 맛'이랄까. 구수하고 씁쓸한 커피향이 더해진 짠맛이 연근칩과 너무나 어울렸다. '닭고기버섯연근밥'은 네 살배기 아들도 맛있게 먹었다. 와인빛으로 물든 '연근유자레드와인피클'은 보는 맛도 아름답다. '연근두부탕수'는 아삭한 연근 튀김과 부드러운 두부 튀김이 조화롭다. '연근고추장찌개'는 감자 대신 연근을 넣는데, 연근은 오래 끓여도 푸석해지거나 부서지지 않아 감자보다 더 맛있었다.



닭고기버섯연근밥

쌀 1/2컵, 다시마육수 100mL, 닭다리살 100g, 연근 60g, 표고버섯 2개, 당근·쪽파 조금씩, 맛간장(쯔유) 1큰술
닭고기 양념: 맛술 1큰술, 맛간장 2큰술

1 쌀을 씻어 1시간가량 불린다.
2 닭다리살 껍질을 벗기고 잘게 썬다. 맛술과 맛간장을 넣어 반나절 재운다.
3 연근, 표고버섯, 당근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4 불린 쌀에 2와 3을 넣고 다시마육수와 맛간장을 넣어 센불에서 끓어오르면 약불로 줄여 10분 끓인 뒤 불을 끄고 5분 뜸 들인다.
5 그릇에 담고 송송 썬 쪽파를 뿌려 낸다.

서세연 ‘아로미키친의 한끼밥상’(경향비피)



연근두부탕수

연근 지름 4cm·길이 20㎝ 1개(400g), 두부(부침용·작은 팩) 1/2모(100g), 소금 약간(두부 밑간용), 녹말가루 5큰술, 식용유 3컵(600mL·튀김용)
튀김옷: 밀가루·녹말가루 각 1/2컵(50g), 물 1컵(200㎖), 소금 1작은술
사과소스: 사과 1/2개(100g), 청·홍 피망 각 1/3개(30g), 당근 1/5개(40g), 물 3/4컵(150mL), 국간장 1/2큰술, 매실청 6큰술, 식용유 1큰술
녹말물: 녹말가루 1큰술, 물 1큰술

1 두부를 사방 2㎝ 크기로 썬다. 키친타월에 올리고 앞뒤로 소금을 뿌려 10분 절인 뒤 물기를 제거한다.
2 연근 껍질을 벗기고 길게 4~6등분한 뒤 삼각형으로 썬다. 소스용 청·홍 피망은 씨를 빼고 2㎝ 폭의 삼각형으로 썬다. 당근은 길이대로 2등분한 뒤 0.3㎝ 두께로 썬다.
3 소스용 사과를 강판에 갈아 물(3/4컵), 국간장, 매실청과 섞는다. 작은 볼에 녹말물 재료를 섞고, 큰 볼에 튀김옷 재료를 섞는다.
4 위생팩에 녹말가루, 연근을 넣고 흔들어 고루 묻힌다. 같은 방법으로 두부에도 녹말가루를 묻힌다.
5 튀김옷 반죽에 4의 연근과 두부를 넣고 고루 입힌다.
6 냄비에 식용유를 붓고 섭씨 180도(튀김옷을 넣었을 때 중간 정도에 머물렀다가 떠오르는 온도)로 달군다. 연근을 3분, 두부를 2분 튀긴다. 키친타월에 올려 기름기를 뺀다.
7 달군 팬에 식용유 1큰술을 두르고 센불에서 청·홍 피망, 당근을 30초 볶는다. 3의 사과 소스 양념을 부어 끓으면 1분, 녹말물을 넣고 30초 더 끓인다.
8 튀긴 연근과 두부에 7의 사과 소스를 부어 낸다.

정재덕 ‘채식이 맛있어지는 우리집 사찰음식’(레시피팩토리)

연근유자레드와인피클

연근 30㎝(400g), 식초 1큰술, 물 2 1/2컵
피클물: 레드와인·설탕 2큰술씩, 사과식초 1컵, 물 1/3컵, 유자청 1 1/2컵, 소금 1작은술

1 연근 껍질을 벗겨 얇게 썬다.
2 냄비에 식초와 물을 넣고 센불에서 끓어오르면 연근을 1분 30초 데쳐 찬물에 헹궈 체에 밭쳐둔다.
3 소독한 밀폐용기에 2의 연근을 담는다.
4 냄비에 피클물 재료를 넣고 레드와인의 알코올이 날아갈 때까지 끓인 뒤 뜨거울 때 3에 넣고 뚜껑을 닫는다.
5 용기를 뒤집어 놓고 완전히 식으면 냉장 보관한다. 3일 뒤부터 먹는다.

김봉경 ‘페스토, 소스, 오일 그리고 피클’(수작걸다)



연근고추장찌개

연근 1/2개, 대파 1/2대, 애호박 1/4개, 표고버섯 1개, 다진 마늘 1작은술, 고추장 2큰술, 양파 1/6개, 청양고추 1개, 두부 1/4모, 국간장·후추 약간씩
육수: 모시조개 1/2컵, 다시마 1장, 무 50g, 물 4컵

1 연근 껍질을 벗겨 한입 크기로 도톰하게 썬다.
2 대파·고추는 어슷썰기 하고, 양파·애호박·버섯은 먹기 좋게 썬다.
3 육수 재료를 약한 불로 20분 우린 뒤 조개는 건져내고 무는 먹기 좋게 썬다.
4 냄비에 우려낸 육수를 다시 끓인다. 고추장을 풀고 연근을 넣어 끓인다.
5 다진 마늘, 감자, 양파, 애호박을 넣고 중불로 끓인다.
6 국간장과 후추로 간하고 고추·버섯·대파와 건져둔 조개·무를 넣어 한소끔 끓여 낸다.

홍성란 ‘마트채소 100% 활용법’(미래지향)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연근칩

연근 170g, 식초 조금
커피소금: 소금 1큰술, 원두커피가루 1큰술, 바질 가루 약간

1 연근을 필러로 껍질을 벗겨 깨끗이 씻고 가능한 한 얇게 썬다. 식초 한두 방울 떨어뜨린 물에 10분 담가둔다.
2 연근의 물기를 최대한 제거한 뒤 섭씨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10분 굽는다.
3 소금과 원두커피가루, 바질 가루를 함께 갈아 커피소금을 만들어 곁들인다.
팁: 기름에 튀긴 연근칩이 오븐에 구운 연근칩보다 물론 더 맛있지만 뒤처리가 번거롭다. 오븐 대신 에어프라이어에 160도에서 20분 구워도 된다. 연근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깔아야 맛있게 구워진다.

강지수 ‘탐나는 술안주’(이덴슬리벨)

연근 요리 잘하는 집

서울 성북동 너의냠냠버거는 수제 햄버거만큼이나 사이드메뉴인 연근튀김이 이름났다. 감자튀김보다 훨씬 오래 바삭한 식감을 유지한다. 익선동 맛집 열두달에는 연근이 드물게 주연으로 등장하는 연근미소크림스파게티가 있다. 연근을 갈아 넣은 크림소스에 연근 튀김이 올라간 파스타다. 대구 반야월은 전국 최대 연근 산지. 이 지역의 연근 생산자들이 모여 만든 반야월연근사랑은 연근으로 만든 온갖 요리를 코스로 구성한 백련상·홍련상과 연근 수제비, 연근 비빔밥, 연잎 해물전 등 단품 요리도 판다. 대구 신서동 범스불고기는 한우 연근 불고기, 연근 품은 고추장 돼지불고기, 연근 콘치즈, 매콤 연근 오징어 철판볶음 등 참신한 연근 요리를 낸다. 전남 목포 연잎향은 연근 오리탕, 연잎 쌈밥을 맛보려는 손님들이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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