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文비판 심상정=조선일보" vs 정의당 "고약한 말본새"(종합)
강훈식 "질좋은 일자리 창출, 기업-정부 협력 필수"
정의당 "기업 방문 삼성 집중?..文 잦은 만남 유감"
【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산 삼성 디스플레이 공장 방문을 '친(親) 재벌 반(反) 노동' 행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조선일보의 해석과 심 대표의 말씀이 이상할 정도로 닮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저뿐이냐"고 반문했다.
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마침 같은 날 조선일보는 '여권은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을 적폐청산과 재벌개혁의 1순위로 꼽았다. 그런데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9번이나 만났다. 정부와 삼성의 '신(新) 밀월'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썼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심 대표는 전날 당 상무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삼성 공장 방문을 두고 "대통령의 친(親) 삼성 행보", "국정 지도자가 투자를 애걸하는 듯한 모습", "조국 사태로 불거진 국정 난맥을 돌파하기 위해 친재벌 반노동 행보 강화" 등으로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문 대통령의 공장 방문을 애걸했던 해당 지역구(아산) 의원으로서 한 말씀 해야겠다"며 "문 대통령의 방문이 '친재벌 반노동' 행보라는 심 대표도 이러한 이분법으로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지상 과제에 다가설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계시리라 믿고 싶다"고 했다.
이어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에는 기업과 정부의 협력이 필수"라며 "일하는 사람들의 주거·교육·휴식 등 정주 여건을 조성하려는 지자체 등 정부의 노력과 기업의 미래지향적 투자가 맞물려야 일자리의 질과 계속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삼성이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에 있었고 그로 인해 이 부회장이 재판 중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마주침조차도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문 대통령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있겠냐"며 "(그럼에도) 삼성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아울러 "적어도 이번 투자와 관련해 삼성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며 "한 사람의 일자리라도 더 필요한 대한민국에서 '삼성의 지은 죄' 때문에 이같은 산업 현장을 대통령이 기피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고심 끝에 아산을 찾은 대통령의 걸음을 저는 경제 현실에 대한 엄중한 인식의 발로라고 이해했다"며 "구구절절 마뜩치 않은 심 대표의 말씀은 대기업이 경쟁력 강화라는 미명 아래 노동권을 억압해왔던 과거를 잊지 말라는 취지 정도로 새기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강 의원의 지적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의장은 "해당 지역구 의원이고 지역 내 기업 투자와 대통령 방문이 작지 않은 성과이기 때문에 심 대표 글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어 그냥 넘어가려고 했지만, 심 대표의 비판을 조선일보와 한 패로 만들어버리는 고약한 말본새 때문에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요 사이 조금이라도 정부여당을 향해 쓴소리를 하면 '토착왜구 주장', '자한당 논리', '조선일보 논조'라는 식으로 몰고가는 반지성적 진영 논리가 횡행하다"며 "보다 책임있게 말해야 할 일부 국회의원과 정치인, 지식인들마저 그런 세태에 손쉽게 편승하는 것은 참으로 딱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문 대통령의 삼성공장 방문에 대해 "대통령이 기업 현장에 방문할 수 있고 정부 지원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면서도 "문제는 그 대상이 왜 삼성에 집중되느냐, 국정농단 사건의 피고인으로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는 이재용을 9차례나 만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재벌과 대기업이 나라와 국민을 먹여 살린다는 낙수 효과론에 기초한 기업 관념이 소득주도성장을 표방하는 정부에서도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놀랍다"며 "이를 두고 '애걸'이라고 표현한 것이 과한 비판이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과의 9차례 만남에 대해 "이 정도면 우연히라도 마주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는 경계심은 청와대 내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잦은 삼성행과 이재용 만남이 유감이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늘 선의로 포장돼 있다는 말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일침했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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