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직원 "20년 넘는 회사생활 중 가장 큰 위기" 글 SNS 화제

손효숙 2019. 10. 1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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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으로 촉발된 KBS 인터뷰 왜곡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KBS 직원이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이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 8일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KBS가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과 인터뷰를 했지만 방송하지 않고 내용을 검찰 측에 흘렸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고, KBS는 공식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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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게시판에 조국사태 분석… “내부서 수습할 단계 넘어” 쓴 소리

서울 여의도 KBS 본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으로 촉발된 KBS 인터뷰 왜곡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KBS 직원이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이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 8일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KBS가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과 인터뷰를 했지만 방송하지 않고 내용을 검찰 측에 흘렸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고, KBS는 공식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이에 사내에는 회사가 조 장관 수호에 앞장선다는 비판 여론이 조성됐고, 성재호 KBS 사회부장은 회사의 조치에 반발해 10일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런 분위기에서 사내 게시판에 내부 자성을 촉구하는 비판 글이 등장한 것이다. 회사의 대응을 비판하는 글이 다수인 상황에서 현 사태를 분석하며 뼈아픈 내부 비판을 쏟아낸 해당 글은 입소문을 탔고, SNS에 빠르게 확산됐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다수 진보인사들이 일독을 권유하며 글을 공유했다.

‘사회부장의 입장에 반대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작성자는 지금 사태에 대해 나름의 분석을 통해 쓴 소리를 냈다. “20년이 넘는 회사 생활 동안 가장 큰 위기라는 공포까지 든다”고 운을 뗀 그는 “기본이 무너지면 존립기반조차 사라진다. 보수정권 내에서는 정권의 압력 때문이라는 최소한의 핑계라도 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오로지 우리의 몫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알릴레오와 KBS의 녹취록을 다 읽어보았다고 밝힌 뒤 “유시민 이사장은 현재 검찰의 수사방향과 김경록 차장의 진술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밝히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서 “KBS 법조팀 아니 사회부는 옳고 그름을 떠나 전체 인터뷰 중 단 두 문장을 활용해 검찰의 논리구조에 집어넣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두 달 동안 조국 장관 관련 보도를 보며 안타까웠다. 솔직히 매일 같이 보도되는 사안들의 팩트 하나 하나를 장삼이사인 내가 반박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일갈했다.

작성자는 그러면서 조 장관 일가 수사관련 쟁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9월 10일 김 차장과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밝힌 코링크 투자 과정에 따른다면 정경심 교수는 단순히 5촌 조카가 권유한 상품에 투자한 것에 불과해지며 이는 검찰의 수사방향과 어긋나게 된다”면서 “그래서 검찰의 시각과 같아야 하는 법조팀은 해당 인터뷰를 무시했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익성과 신성이라는 존재를 무게감 있게 다룬 것을 KBS 보도에서 보지를 못했다”고도 했다.

성재호 사회부장이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성 부장의 입장문을 본 후 나는 절망했다”면서 “성 부장을 중심으로 한 취재팀은 확증편향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정 교수를 비롯한 조국 장관 일가에 대한 시각이 검찰과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시각으로 기사를 만들고 방송한 것”이라며 “내가 느끼는 것은 공포”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자들은 이 조사위 구성을 반대한다고 한다”면서 “묻자! 이 사안이 현재 보도국 내에서 수습할 단계라고 보는가? 이미 한참 벗어났다”라고 자성을 촉구했다. 이어 “객관적인 조사과정을 도출해야만 사과로 가든 아니면 지금까지의 보도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든 선택이 가능하다”며 “KBS라는 조직에서 몇몇 이들의 개인적인 고집에 회사의 명운을 걸 수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mailto: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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