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에게 "괜찮았어?..'반말 소통' 파격

김성현 2019. 10. 1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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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우리나라 특유의 수직적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노력하고 있죠.

직원간 호칭을 그냥 아무개 '님'이나 별명으로 부르는 곳들도 꽤 있고요.

최근엔 나이와 직급에 관계 없이 직원들끼리는 서로 반말로 소통하는 파격적인 실험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김성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인 한 IT업체의 회의실.

27살 막내 개발자가 9살 위, 36살 선배 개발자와 스스럼 없이 반말을 주고 받습니다.

"배포 이틀 전에 테스트하고 했었는데 그것도 잘 먹혀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틀 전엔 괜찮았어?) "응. 이틀 전엔 괜찮았어."

이 막내 개발자는 세 살 위 사장에게도 자연스럽게 말을 놓습니다.

"이번에 버그가 하나 있었잖아. 그거 고쳤는데 잘 고쳤어." (무슨 버그지?)

이 업체는 지난해 4월 창업할 때부터 반말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IT업계의 특성상 투명하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란 판단 때문입니다.

[김현수/IT업체 대표] "커뮤니케이션의 비효율이 생긴다든지 모든 본질을 흐리는 걸 모두 다 없애고 회사 전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본질에 집중하고자…"

아이디어를 발굴하는데도 효과적이란 평가입니다.

[노태상/IT업체 개발자] "어려운 사람 같은 경우에는 제대로 된 기획서처럼 크게 준비해서 들고 가야 하는데, 가깝고 반말로 하다보니까 지나가다가 '이거 이렇게 하는 거 맞아?' 하면 '응. 그렇게 하면 돼' 하면 바로 하면 되고…"

현재 반말 문화를 도입한 기업은 20곳 정도, 소규모 IT 업체들을 중심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전문가들도 지시일변도의 수직적 조직으론 빠른 사회 변화에 기업이 대응하기 힘든 시대가 됐다고 말합니다.

[백기복/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을 하려면 사람들이 동참을 해줘야 하고, 공감을 해줘야 하고, 공유를 해줘야 해요. 위에서 시키고 아래에서 따르는 식으로 해서는 안 돼요."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들 10명 가운데 8명은 상호 존댓말을 하는 경우를 선호하고, 10명 중 3명은 어떤 경우에도 반말 사용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의를 차리고 눈치보는 자기 규제 비용을 들이지 않겠다, 효율성을 앞세운 반말 소통이 새로운 직장 문화가 될지 어색한 실험에 그칠 지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김성현입니다.

(영상취재 : 김효준·이주혁, 영상편집 : 양홍석)

김성현 기자 (seankim@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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