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자주 끊긴다면 위험" 젊은 치매 환자 연간 2만명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연령별 치매환자 현황과 장기요양 등급판정자 대비 이용자 비율 현황 자료’를 14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치매환자 51만 1931명 가운데 65세 미만은 1만8592명으로 3.6%를 차지한다. 65세 미만 치매 환자는 2014년 1만9472명, 2015년 1만8390명, 2016년 1만8886명, 2017년 1만8622명, 2018년 1만8592명 발생했고, 올해 1~6월 1만3380명이었다.
치매는 노인성 질환으로 여겨져 고령층에서만 발병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30~50대도 적지 않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전체 치매환자의 9.7%는 65세 미만에서 생긴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재홍 교수는 “65세 이전에 발병 하는 치매를 ‘초로기 치매’라고 한다. 노인성치매 연령보다 빨리, 심하게 나타나며 알츠하이머병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라며 “인지 기능과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떨어지면서 직업이 단절되고, 경제난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사회 안전망이 부족해 스트레스와 좌절감이 더 클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초로기 치매의 증상은 잘 다녔던 길이 갑자기 기억이 나질 않거나 물건을 둔 곳이 기억나지 않아 한참 뒤에 찾게 되는 등 노인성 치매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초기에 알아채지 못하고 많이 진행된 뒤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김승희 의원은 “장기요양기관은 노인 요양시설로 인식되다보니 어느 정도 인지 기능이 남아있는 젊은 치매 환자가 노인성 질병에 걸렸다는 자괴감 때문에 퇴소하기도 한다”라며 “인지 기능이 사라진 조기 치매 환자도 노인 환자가 불편을 느낀다는 이유로 퇴소당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젊은 치매환자의 경우 노인 치매환자에 비해 부양자가 없어 오히려 더 많은 국가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며 “치매국가책임제가 젊은 치매환자까지 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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