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IS탈출'에 "쿠르드가 우리 끌어들이려 풀어주는 걸수도"

동맹 경시 논란 이어 의혹 제기하며 비난성 발언 논란
터키에 "대규모 제재 오고있어".."또다른 전쟁 안해" 군사개입엔 선그어

트럼프 '시리아 철군론' (PG) [권도윤,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터키의 시리아 내 쿠르드족 공격 이후 '이슬람국가'(IS) 대원 가족 억류 캠프에서 구금자들이 대거 탈출한 것과 관련, 미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쿠르드족의 시도일 수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불(不)개입·고립주의' 원칙을 재천명한 것이나, 시리아 철군 방침으로 터키의 시리아 공격을 묵인, 쿠르드 동맹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는 후폭풍에 직면한 가운데 쿠르드족에 이러한 의구심을 제기하며 비난을 가한 것이어서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터키에 대한 대규모 제재가 임박했음을 거듭 경고하며 압박을 이어가면서도 군사개입에 대해서는 여전히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의 시리아 철군 방침에 비판적 입장을 보인 폭스뉴스 방송의 '폭스 앤드 프렌즈' 진행자인 브라이언 킬 메이드에 대해 "완전히 잘못 이야기했다"고 비난한 뒤 "우리는 200년간 서로 싸워온 사람들 사이에서 또 다른 전쟁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그들의 ISIS(IS의 옛 이름) 포로들을 잡을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 비용을 원하지 않았다. 그들은 '미국이 지불하라'고 말했다"고 유럽 국가들에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쿠르드는 우리가 개입되도록 하기 위해 일부 사람들을 풀어주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터키나 유럽 국가들이 탈출한 포로들을 다시 잡아야 한다면서 이들 국가를 향해 빨리 움직일 것을 촉구하며 많은 IS 조직원들이 유럽 국가들 출신이라고 주장했다. 유럽 국가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며 책임론을 거듭 제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을 두고 미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까지만 해도 IS 격퇴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동맹이었던 쿠르드족에 대해 자신에게 미끼를 던지기 위한 시도로 IS 포로들을 풀어준다고 주장하며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터키에 대한 대규모 제재가 오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진짜로 우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터키와 전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결코 끝나지 않는 전쟁들이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엉망진창 상태인 중동에 밀어 넣은 이들이 우리가 그곳에 머물기를 가장 원하는 바로 그 사람들"이라며 '중동 전쟁'에서 발을 빼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윗을 통해서도 "터키 국경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전투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매우 현명한 일"이라며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린지 그레이엄, 그리고 민주당을 포함한 많은 의회 멤버들과 터키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는 데 대해 다루고 있다. 재무부도 준비가 돼 있다. 이에 대한 엄청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채널 고정!"이라며 터키에 대한 고강도 제재를 예고하며 엄포를 놓았다.

앞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 11일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필요하다면 터키의 경제를 끝장낼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 당국자들을 응징할 새로운 권한을 재무부에 부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전날 터키가 쿠르드족을 겨냥해 공격한 북부 시리아에서 1천명의 미군을 다른 지역으로 철수시키는 작업에 착수했으며, 미국의 철수 이후 쿠르드족은 터키 저지를 위해 시리아 정부와 손을 잡았다. 이에 따라 쿠르드족의 지원 요청을 받은 시리아 정부군이 터키 국경 지역에 배치되는 등 국가 간 전쟁 확산 우려가 제기되며 전황이 복잡하게 돌아가는 상황이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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