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우리의 敵.. 함박도 초토화, 2년前 계획 짰다"

양승식 기자 2019. 10. 1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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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사령관, 국감서 밝혀 "北, 감시 장비·레이더 설치.. 소대 병력도 주둔해 위협적"
국방장관은 줄곧 "위협 안돼"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은 15일 북한이 2017년 5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섬 함박도에 접안했을 당시 "유사시 초토화할 수 있도록 해병2사단에서 화력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군은 그동안 함박도의 북한군 시설에 대해 "북한 관할 지역으로 군사적으로 큰 위협이 아니다"라며 평가절하해 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함박도 기지화에 나섰는데도 군 수뇌부가 그 의미를 축소했던 것이다. 하지만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 도서를 총괄하는 해병대는 북한의 함박도 도발을 큰 위협으로 보고 '초토화 계획'을 짠 것으로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이 사령관은 이날 경기 화성 해병대사령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무소속 서청원 의원의 함박도 관련 질의에 "우발 상황에 대비해 (함박도 근처) 말도를 전체적으로 요새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사령관은 "(함박도 때문에) 말도의 방호를 강화했고 병력도 추가 주둔시켰다"며 "말도 TOD(열영상감시장비)를 고정으로 지정해 감시하면서 접안 활동을 실시간 보고할 수 있도록 지침을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함박도에 (북한군이) 주둔하지 않았을 때는 위협적이지 않았지만 감시 장비와 레이더, 소대가 주둔하기 때문에 당연히 위협적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대비해 감시 장비를 통한 관측 등 방호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함박도 군사시설에 대해 "(은폐되지 않고) 노출돼 있어 유사시 무력화할 수 있다"며 별다른 위협이 아니란 취지로 설명해 왔다. 군 수뇌부가 일선 부대와 달리 북 위협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이 사령관은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이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적은 누구인가'라고 묻자 "북한"이라고 답했다. 이 사령관은 '북한 지도자의 약속과 말,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 신뢰하느냐'는 질문엔 "지금까지 북한 지도자들이 가져온 행태를 볼 때 신뢰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라며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또 '북한 지도자에 대해 다른 지도자보다 불신을 기초로 해서 대비 태세를 짜야 한다'는 질문엔 "네"라고 답했다. 이 사령관은 "서북 도서 감시를 위한 별도 무인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더라도 확고하게 저희 사령부의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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