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세월호 데자뷔인가.. 아베 태풍 강습시 관저 안나와 [특파원+]

김청중 2019. 10. 1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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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세월호 사건의 데자뷔인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역대급 태풍인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열도를 강타했을 때 집무실인 관저(官邸)가 아닌 숙소 격인  공저(公邸)에 머물고 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과 야당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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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30일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판결과 관련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일본판 세월호 사건의 데자뷔인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역대급 태풍인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열도를 강타했을 때 집무실인 관저(官邸)가 아닌 숙소 격인  공저(公邸)에 머물고 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과 야당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90명이 넘는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태풍에 늑장 대응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가 총리 일정을 전달하는 총리동정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태풍이 열도를 직격하기 전날인 11일 오후 9시40분 공저에 들어간 뒤 내각 위기관리감의 보고를 받기 위해 13일 오전 8시43분 관저에 나오기까지 35시간 동안 공저에 머물렀다. 일본 총리관저는 우리 청와대의 본관 집무실 격이고 공저는 청와대 거주시설인 청와대 관저 격이다. 아베 총리는 공저와 사저(私邸)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막대한 태풍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저에 나오지 않고 공저에서 대기한 것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상륙 수 일전부터가 과거 예가 없는 심대한 피해를 줄 가능성이 예견됐고, 예상대로 각지에서 하천이 범람하는 등 기록적인  폭우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국민에게서 이해를 받을 수 없는 행동을 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또 일본 기상청이 9일부터 긴급 기자회견을 하며 태풍의 내습(來襲)에 대비할 것을 권고하는 상황에서  11일 저녁 최근 퇴임한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전 국가안전보장국장 등과 도쿄 도심 프랑스 요리점에서 식사를 하는 여유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네티즌은 이에 대해서도 “사상 최대급 공포가 열도를 흔들고 있던 금요일밤(11일) 우리의 아베는 유라쿠초(有樂町·도쿄 도심 유흥가)의 프랑스 요리점에서 우아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베 주변에는 야치 전 국장 등이었다. 화제는 당연히 외교였겠지. 긴장감 없이 대실패를 계속하는 외교를 치켜세우려는 거였나” 등 비판하고 있다. 특히 일본 중앙정부의 재해대책본부인 태풍 제19호 비상재해대책본부 첫 회의가 13일 오후 4시44분에야 개최된 것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어느 네티즌은 “럭비에서 일본팀이 승리했을 때는 바로 트위터에 올리더니”라며서 실망감을 나타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7월 폭우가 서일본을 강타해 160여명의 사상자를 발생했을 때도 66시간 동안 관저에 나타나지 않아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 아베 총리는 자민당 소속 중진의원 40여명과 술잔을 주고받고 있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7시간 동안 주로 관저에 머물며 행적이 드러나지 않아 결국 민심 이반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바 있다.

한편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 구조 골든타임(72시간)을 넘기면서 희생자가 계속 늘고 있다. 이날 요미우리신문 집계에 따르면 사망 75명, 행방불명 16명으로  전체 사망·행불자가 90명을 넘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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