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걸리면 영장부터 '기각'.."우리 건드리지 마"

홍의표 입력 2019. 10. 16. 20:10 수정 2019. 10. 1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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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문제는 또 있습니다.

검사의 범죄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경찰이 압수 수색 영장을 신청하면 검찰이 기각하기 일쑤입니다.

그렇다보니 검찰이 제 식구들 범죄 의혹에 대해서 미리 차단막을 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이어서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른바 '별장 성폭력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뇌물과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시작된 경찰 수사는 순탄치 않았습니다.

지난 2013년 첫 수사 당시 경찰은 체포영장 2번과 통신조회 4번, 금융계좌와 주택 압수수색 각각 1차례씩 모두 8번에 걸쳐 영장을 검찰에 신청했지만 모두 기각됐습니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인사 보복 사건과, 검사가 공문서을 위조했다는 임은정 검사의 내부 폭로를 수사하기 위해 경찰이 각각 대검찰청과 부산지검 등에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도 모두 거부당했습니다.

[임은정/울산지검 부장검사(지난 4일)] "검사의 공문서 위조 사건은 형사 입건할 정도의 중징계 사건이 아니라는 황당한 이유로 영장을 기각하는 바람에 지금 (경찰) 수사가 사실상 중단돼 있는 상황입니다."

영장 청구의 전권을 가진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할 경우 검찰에 대한 경찰 수사는 증거확보가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박성배/변호사] "검찰이나 검찰 내부 구성원에 대한 수사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돼버리면 더이상 온전한 실체를 밝혀서, 온전한 그림을 그려내질 못해요."

반면 검사들에 대한 검찰의 자체 수사는 솜방망이 처벌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학의 전 차관은 검찰 수사단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금품과 고급 승용차를 받았던 이른바 '그랜저 검사' 사건도 처음엔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성폭력 피해자의 사진을 내부 통신망에서 내려받아 검사들이 돌려본 사건 역시 벌금형의 약식 기소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국민이 바라본 검찰의 청렴도는 5등급으로, 전년도보다도 한 계단 하락해 최하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검찰 개혁을 외치는 국민들의 요구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켜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실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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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의표 기자 (euypy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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