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민주당 "국회 10회 무단결석 땐 의원직 정지 검토"

하준호 입력 2019.10.17. 05:02 수정 2019.10.17. 07: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5회 결석 땐 한 달치 세비 삭감"
일하는 국회법 잠정안 마련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원의 회의 출석 실적에 따라 최고 ‘의원직 정지’ 징계까지 포함한 법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출범한 민주당 국회혁신특위(위원장 박주민)는 비공개 특위 회의와 중진의원 간담회, 초선의원 간담회 등을 거쳐 이 같은 내용을 ‘잠정안’ 형태로 정리했다고 복수의 특위 관계자들이 전했다.

특위는 일정이 확정된 본회의·위원회에 국회의원이 무단으로 결석하면 그 횟수에 따라 벌칙에 차등을 두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한 특위 관계자는 “잠정안에는 무단결석이 1회면 한 달 세비의 20%를 삭감하고, 5회면 한 달 치 전부가 삭감되고, 10회 이상이면 ‘돈 외에 다른 방법의 페널티(penalty·불이익)’를 포함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6일 오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혁신특위에서 박주민 위원장(왼쪽부터)과 이재정, 김병욱 의원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돈 외의 다른 방법’에는 ‘의원직 정지’와 ‘의원 직무 정지’가 함께 테이블에 올랐다고 한다. 의원직 정지는 국회의원으로서 행사하고 누릴 수 있는 모든 권한·혜택을 중단하는 걸 의미하고, 의원 직무 정지는 의원직은 유지하되 의결권 행사나 상임위 위원장·간사 등 국회직 수임(受任) 등을 못 하게 하는 내용이다. 이 관계자는 “페널티 부여의 기준이 되는 횟수는 얼마든지 차후에 변경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특위 위원은 ‘의원직 제명’을 포함한 더 강력한 형태의 제재 수단을 아이디어로 제시했지만, 다른 위원들의 반대로 잠정안에 담기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민주연구원(원장 양정철)은 특위 출범(지난 7월 초) 전인 지난 6월 26일 ‘국회 장기파행 막을 제도개혁 방안 필요’라는 제목의 이슈브리핑 자료를 냈다. 여기에는 “세비 삭감, 상임위원 자격 박탈, 의원직 박탈 등의 제도적 중징계로, 일하는 국회를 강제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란 주장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프랑스는 회기 중 허가 없이 2달 동안 본회의에 불출석 시, 포르투갈은 본회의에 4번 불출석 시, 터키의 경우 한 달에 5일 이상 의회에 불출석 시 의원직을 제명한다.

민주연구원이 지난 6월 26일 '국회 장기파행 막을 제도개혁 방안 필요'라는 제목으로 발행한 이슈브리핑 자료의 일부. [자료 민주연구원]
이번 국회엔 회의 출석 여부에 따라 불이익을 주는 국회법 개정안이 5개 발의돼 있다. 대부분 결석일수만큼 특별활동비나 수당·입법활동비를 감액하는 내용이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안은 본회의·위원회에 불출석한 횟수가 6개월간 10분의 1 이상이면 제명도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민주당 특위안은 대체로 ‘엄벌’ 조항이 담긴 셈이다.

특위는 정당의 입장에 따라 회의에 집단 무단결석하는 경우에는 해당 정당 국고보조금을 삭감하는 정치자금법 개정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국회 일정 보이콧을 막겠다는 의도다. 이밖에도 ‘사실상 상원(上院)’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 권한 폐지, 국회의원의 국민소환제, 국회 윤리특위 강화 방안 등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박주민 위원장은 이 같은 개혁안의 얼개를 지난달 24일 당 의원총회에서 발표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혁신특별위원회-중진의원단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개혁안을 보다 일찍 확정해 발표하려고 했지만, ‘조국 국면’을 거치면서 미뤄진 측면이 있다. 이르면 10월 중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공개적으론 “국정감사가 끝나면 11월부터는 속도를 낼 계획”이라며 “개혁안 내용은 어느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도 삭감 등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워서다. 당 안팎에서는 그러나 “법안 통과 여부를 떠나서 여당이 ‘일하는 민생 정당’으로 야당과 차별화를 꾀하기에는 꽤 좋은 전략” “‘조국 국면’을 지나며 까먹은 당 지지율을 이러한 제도적 쇄신을 통해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