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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논문] '멍하니' 있다 가도 논문 저자..변질된 '노벨상' 플랜

장슬기 입력 2019. 10. 17. 19:46 수정 2019. 10.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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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MBC 탐사기획팀의 고등학생 논문 추적 보도 이어갑니다.

이번 취재를 진행하다 고등학생 저자 논문이 'R&E 프로그램' 차원에서 생산된 사례를 대거 발견했습니다.

R&E, 탐구와 교육을 뜻하죠.

우리도 노벨 과학상 재원 일찌감치 키워보자는 뜻에서 정부가 세금 들여서 과학 영재를 대학과 연계시켜 탐구 기회를 주는 사업입니다.

그랬던 게 결국 대학 입시를 위한 스펙 쌓기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얘깁니다.

장슬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교육부 검증 대상에 올라와 있는 생명과학논문 2편입니다.

우르솔산과 비브리오균에 대한 내용.

두 편 모두 제1저자는 고등학생 한 모군.

다른 저자는 모두 교수거나 대학원생들입니다.

2년 연속 이렇게 고등학생 주도로 논문이 작성된 겁니다.

고등학생 아버지는 서울대 한 모 교수.

연구진을 소개만 했다고 주장합니다.

[한OO/서울대 교수] "걔네들 추천을 한거죠. 저는 (아버지라) 못하니까."

아들이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진행한 R&E 프로그램인데, 맡아달라는 학교 성화에 못이겼다는 겁니다.

[한OO/서울대 교수] "해달라고 학부모로서. 그런 활동을 적극적으로 학교, 학부형으로서 적극적으로 도와달라고. 엄청 많이 왔었죠."

아들이 다니던 고등학교의 R&E를 직접 맡은 교수도 있습니다.

[장OO/서울대 교수] "과학선생님이 학생들 좀 인턴했으면 좋겠다고, 단체로 왔었습니다."

예산도 지원받습니다.

교육청 예산 5백만 원을 지원받아 아들과 R&E를 함께 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아들 포함 5명의 학생들과 고등학교 지도교사와 진행했는데,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연구에 참여했고, 본인 아들은 입시에 활용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교육청은 부자지간인줄은 몰랐다고 합니다.

[대전교육청 담당자] "저희 입장에서는 친족관계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요."

R&E 예산은 심사를 거쳐 고등학교에 지원되지만, 감당할 능력이 없어 교수급 학부모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논문이나 발표문 같은 성과물에 매달리면서 R&E가 스펙 쌓기로 변질되고 있다는 건 직접 고등학생들과 경험한 교수들의 말입니다.

[안OO/서울대 교수] "스펙 쌓으려고 하든지 학교에서 졸업할 때 필요하다고 하니까 오는 거예요. 와서 그냥 멍하게 있어요."

[조OO/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봉사활동 같은 거거든요. 대학교에 와서 자기들 실험 도와줬다고 하면서 이력서가, 학생부 기록에 남기 때문에…"

탐사기획팀이 확보한 고등학생 저자 논문과 발표문 412건 가운데 R&E 결과물은 220건, 50%가 넘습니다.

학술논문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쓸 수 있고 검증도 깐깐하지 않아 대학 입시 학원들도 끼어들고 있습니다.

R&E로 지원된 정부 예산은 지난해에만 40억 원에 육박합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지영록 / 영상편집: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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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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