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졌던 日 방사성 폐기물, 찾으니 '텅텅' 빈 자루들만

유성재 기자 입력 2019. 10. 17. 22:30 수정 2019. 10. 17.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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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전 사고가 있었던 일본 후쿠시마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흙을 자루에 담아 밖에 쌓아뒀던 것이 얼마 전 태풍 '하기비스' 때문에 떠내려갔다는 소식 전해 드렸습니다. 그 가운데 일부가 회수됐는데, 절반이 빈 자루였습니다.

도쿄 유성재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 12일 밤, 태풍이 몰고 온 폭우로 강물이 넘치면서 야적돼 있던 방사성 폐기물 자루가 상당수 떠내려간 후쿠시마현 다무라시.

물이 빠진 하천변 나뭇가지에 걸린 폐기물 자루를 발견하고 작업자 두 명이 접근합니다.

[(수거해도 되겠습니까?) 할 수 있으면 하세요. 내용물이 있는지 확인하시고요.]

걷어내 보니 내용물이 모두 빠져버린 빈 자루입니다.
자루에는 시간당 0.51마이크로시버트를 내는 방사성 폐기물이 담겨 있었다는 표시가 선명합니다.

빈 자루는 하천의 다른 지점에서도 발견됐습니다.

[내용물이 나오지 않도록 하세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역시 텅 비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16일)까지 다무라시의 하천에서 발견된 방사성 폐기물 자루는 모두 19개.

시 당국이 이 가운데 17개를 회수했는데, 절반이 넘는 10개가 빈 자루였습니다.

빠른 물살에 자루 안에 있던 방사성 폐기물이 쓸려나간 것입니다.

당초 폐기물이 자루에 담겨 하천에 섞이진 않았다던 시 당국, 이제는 환경에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무라 시청 관계자 : 8개 지점에서 하천변의 공간선량을 측정한 결과, 큰 문제가 없는 범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떠내려간 방사성 폐기물 자루가 전부 몇 개나 되는지, 유실된 양은 얼마나 되는지 여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가 왔다고는 해도 이번 사태로 일본 당국의 방사성 폐기물 관리 체계가 큰 허점을 드러낸 셈입니다.

(영상취재 : 문현진, 영상편집 : 이승열, 영상출처 : 트위터 @miura_hideyuki) 

유성재 기자ven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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