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조 빚더미' 석유공사, 해외파견 직원은 '호화 숙소'

박찬근 기자 2019. 10. 17. 22: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대형 공기업인 한국 석유공사는 17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습니다. 과거 벌인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이 잇따라 실패했기 때문인데 이런 상황에도 해외파견 직원들에게 회사가 호화 숙소를 제공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입니다.

박찬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의 한 숙박시설입니다.

넓은 야외 수영장과 고급 편의시설들을 갖춘 5성급 호텔 수준의 숙박시설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130제곱미터짜리 방 하나를 빌리려면 월 623만 원이 듭니다.

그런데 석유 공사 직원들 일부가 업무상 해외에 체류하며 이런 고급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사 측은 현지 숙소를 답사한 적이 없어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 : 제가 89채(전체)를 다 갔다 온 건 아니라서.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석유공사는 10여 년 전부터 벌였던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이 사실상 실패하면서 지난해 기준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이 무려 2,287%까지 치솟았습니다.

빚더미에 앉게 되자 지난 3월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한 비상경영계획을 발표했지만, 올해 상반기 부채 비율은 더 늘어난 상태입니다.

이런 석유공사가 해외 체류 직원들에 지급하는 주거비만 1년에 37억 원, 장기간 체류 중인 직원 중 절반 가까이는 외교부가 권고하는 임차액 상한보다도 비싼 숙소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최인호/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산자위) :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빨리 내부 기준을 바꿔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쪽으로 시정해야 된다고 봅니다.]

석유공사는 해외 숙소의 실태를 조사해 합리적인 내부 기준을 새로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전민규, CG : 김규연, VJ : 한승민)   

박찬근 기자geun@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