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문재인정부도 검찰 중립성 보장한다고 하려 했는데 말 끊겨"

강주화 기자 2019. 10. 1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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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국정감사에 '이명박 정부가 수사와 관련해 쿨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한 논란이 좀체 식지 않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1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 중 어느 정부가 그나마 중립적입니까? 중립을 보장하고 있습니까?'라는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질의에 윤 총장이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급기야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명박정부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가장 잘 보장됐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으로 대검찰청이 18일 오후 해명자료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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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쿨' 해명
17일 국정감사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정감사에 ‘이명박 정부가 수사와 관련해 쿨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한 논란이 좀체 식지 않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1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 중 어느 정부가 그나마 중립적입니까? 중립을 보장하고 있습니까?’라는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질의에 윤 총장이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윤 총장은 이렇게 답했다. “제가 직급은 달랐지만 하여튼 제 경험으로만 하면 이명박 정부 때 중수부 과장으로, 특수부장으로 3년간 특별수사를 했는데, 대통령 측근과 형 이런 분들을 구속할 때 별 관여가 없었던 것으로 쿨하게 처리했던 기억이 나고요. 박근혜 정부 때는 다 아시는 거고 그렇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 총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의 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원을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당장 반박이 쏟아졌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MB 때가 쿨했다고요?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늘 가해자가 되어온 입장에서야 권력은 쿨 하겠지요. 단 한 번이라도 그 무지막지한 권력에 참혹하게, 억울하게 인권을 침해당하고, 인격살해를 당하고도 쿨 하다 할 수 있을까요.

선출되지도 않고, 견제 받지도 않는, 그래서 무책임하기 그지없는 검찰 권력집단의 오만과 무지, 부당한 권력에 참혹하게 인권이 침해당하는 피해자에 대한 철저한 무신경, 황당한 역사 인식, 그런 것이 응집되어 있는 모습을 봅니다. 섬찟합니다. 이런 사람에게, 저렇게 엄청난 권력이 주어졌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임기 말이던 2008년 이명박 정부 검찰로부터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를 당하며 KBS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2011년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한학수 MBC PD는 1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총장이 쿨하다고 하던 시기에, PD수첩은 죽음과도 같은 암흑의 시절을 보냈다. PD들과 작가들이 체포되고 수갑을 차야했던...그런 시대였다. 날고 기던 언론인들이 그 지경이었으니, 힘없는 시민들은 오죽했겠는가? 당신의 쿨함이란, 도대체 무엇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윤 총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윤 총장이 쿨하다고 하던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 시기에 PD수첩은 죽음과도 같은 암흑의 시절을 보냈다’는 MBC 한학수 PD의 페이스북 글을 언급하면서 윤 총장의 발언을 비난했다. 그는 “이명박 시절이 쿨했다고? 개똥보다 못한 소리”라면서 “서너 명이 검사석에 모여 초라한 자태로 수군대며 억지로 짜맞추던 비굴한 모습을 재판정 증인석에서 직접 경험한 입장에서 당신의 쿨함이 무엇인지 나는 알겠다”고 강조했다.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은 2008년 당시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협상이 마무리된 무렵 ‘긴급취재! 미국산 소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방송을 내보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제작진이 체포되는 일까지 발생했고, 무죄 판결을 받기까지 3년이 걸렸다. 우 교수는 이 재판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었다.

17일 국감장에서 물 마시는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논란이 이어지자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대검이 진화에 나섰다. 급기야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명박정부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가장 잘 보장됐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으로 대검찰청이 18일 오후 해명자료를 냈다.

대검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과거 본인이 검사로서 직접 처리한 사건을 예로 들며,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검찰 수사 과정의 경험 및 소회를 답변하려 했다”고 말했다.

“특히 현 정부에서는 과거와 달리 법무부에 처리 예정보고를 하지 않고, 청와대에서 검찰의 구체적 사건 처리에 관해 일체 지시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려 했으나, 해당 의원이 답변 도중 다른 질의를 이어감에 따라 답변이 중단됐다”고 해명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검찰 중립성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는 답변을 하려다가 끊기는 바람에 취지가 왜곡됐다는 설명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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