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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설치' 두고 둘로 쪼개진 민심.."검찰 개혁에 필요" vs "독재법"

박순엽 입력 2019.10.19. 20:03
'조국 사태' 이후 '패스트트랙 법안' 두고 또 다시 마찰
민주당·시민연대 등 "검찰 개혁 위해 공수처 설치 필요"
한국당 "공수처 설치는 독재법"..보수단체도 공수처 반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제10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법안 통과 등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후 거리로 쏟아져 나온 민심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이른바 ‘공수처’ 설치 여부를 두고 또다시 두 쪽으로 쪼개졌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조 전 장관은 지난 14일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해당 공수처 설치 등 내용을 담고 있는 신속처리대상안건(패스트트랙) 처리를 두고 반목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열렸던 조 전 장관 관련 집회에서 ‘조국 수호’를 주장했던 측은 검찰 개혁을 위해 공수처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조국 사퇴’를 촉구했던 측은 정치적인 도구로 사용될 위험성을 제기하며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고 나섰다.

◇민주당·시민연대 등 “검찰 개혁 위해 공수처 설치 필요”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시민연대)와 개싸움국민운동본부 등은 19일 오후 5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검찰개혁·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신속처리대상안건(패스트트랙) 입법 촉구를 위한 제10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검찰개혁 집회 참가자들은 ‘설치하라! 공수처’, ‘응답하라! 국회’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사회자 진행에 맞춰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국회에 상정된 패스트트랙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라고 주장했다. 지난 4월 말 국회에서 여야 몸싸움 끝에 패스트트랙 법안에 올라간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을 본회의에서 하루빨리 처리하라는 것이다.

국회법 상 패스트트랙 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 논의 최대 180일,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 최대 90일을 거쳐 본회의에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여당 측에선 소관 상임위가 법사위이기 때문에 법사위 심사 기간 90일을 생략해 오는 28일 패스트트랙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연대 측도 이와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지난 4월 상정된 패스트트랙 법안이 신속하게 처리되길 바라는 뜻에서 이번부터 국회 앞으로 옮겨 집회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에서도 시민연대 측은 검찰 개혁을 위해선 공수처 설치 등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회 무대에 선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고 절대 독점도 절대 부패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며 “검·경 수사권 분리하고 공수처를 설치해서 (검찰이라는) 절대 권력을 감시하고 분산시켜 민주주의를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검찰개혁 집회에 참가한 이들도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9월부터 세 차례 거리 집회에 나섰던 이행철(47)씨는 “그동안 검찰이 잘못하고 범죄를 저지른 건 누가 지적하고 처벌했느냐”며 “검찰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더욱 엄격하게 수사하겠다는 건데 왜 반대하는 이들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공수처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벌어졌다. 참여연대는 이날 온전한 기소권을 가진 공수처 설치 협의안을 만들어 국회가 처리하도록 하는 캠페인을 벌이며 시민들의 서명을 받았다.

한편 시민연대 측은 오는 26일 국회 앞에서 11차 촛불문화제를 연이어 개최할 예정이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애국함성문화제’에서 자유연대 등 참가자들이 사법부 개혁, 공수처법 저지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당·자유연대 등 “공수처 설치는 검찰개혁 아냐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자유연대 등 보수 정당·단체들은 공수처 설치가 검찰개혁이 아니며 오히려 정치적인 수단으로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국민의 명령! 국정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불법 상정과 불법 사보임으로 패스트트랙을 만들더니 이제는 불법상정을 하겠다고 한다”며 “(패스트트랙에 포함된 공수처는) 대통령 밑에 대통령 마음대로, 입맛대로 하는 직속 검찰청이자 사찰기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공수처법을 포함한 패스트트랙 법안을 악법으로 규정하며 “장기집권으로 가기 위한 독재법”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시민연대가 집회를 개최한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맞불집회를 개최한 자유연대 역시 공수처 설치에 반대 의사를 표현했다. 자유연대 측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애국함성문화제’를 열고 “조국 구속”, “공수처 반대” 등을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무대 아래 ‘공수처는 개뿔, 공산당 수호처겠지’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달기도 했다. 자유연대는 지난 집회 때도 서초동 사거리 인근에서 ‘맞불집회’를 개최했던 단체다.

자유연대 측 집회에 참석한 박모(67)씨는 “공수처라는 게 결국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이들을 수사하기 위한 기구가 될 것 아니냐”면서 “현 정권이 원하는 대로 공수처가 만들어지면 이 나라는 올바른 지적도 못하는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순엽 (s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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