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일왕 즉위 선포의식 22일 열려..외국사절 400여명 참가

2019. 10. 2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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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위 선포 때 아베 총리 단하에서 축하인사 후 만세삼창
일왕, 총리보다 높은 단상 사용 놓고 국민주권 위반 논란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제126대 나루히토(德仁·59) 일왕이 자신의 즉위 사실을 대내외에 알리는 행사가 오는 22일 열린다.

오는 12월 만 86세가 되는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이 고령과 건강을 이유로 지난 4월 30일 생전퇴위하면서 큰아들인 나루히토 왕세자가 그다음 날인 5월 1일 새 일왕으로 즉위했다.

나루히토 새 일왕은 당시 청동검 등 이른바 '삼종신기'(三種の神器)로 불리는 일본 왕가의 상징물을 넘겨받는 것으로 첫 즉위 의식(겐지토쇼케이노기·劍璽等承繼の儀)을 치렀다.

이번 의식은 나루히토 일왕이 대내외에 자신의 즉위를 선언하고 축하 인사를 받는 자리다.

22일 오후 1시부터 일왕 거처인 고쿄(皇居) 내 궁전(宮殿) 영빈관인 '마쓰노마'(松の間)에서 약 30분간 진행되는 이 의식(소쿠이레이세이덴노기·卽位禮正殿の儀)에는 일본 정부 및 각계를 대표하는 인사 외에 외국 원수 및 축하 사절 등 2천여명이 참석한다.

일본 정부는 국가로 승인된 195개국 중 시리아를 제외한 194개국에 초청장을 보냈고, 지난 17일 현재 이낙연 총리를 대표로 파견하는 한국을 포함해 174개국이 초청에 응하기로 했다.

이 의식의 외국 내빈 참가자는 약 400명에 달할 것으로 일본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일본 궁내청이 19일 공개한 '다카미쿠라'(왼쪽)와 '미초다이'. 다카미쿠라는 나라(奈良)시대부터 일왕이 중요 의식이 열릴 때 사용하는 장막을 갖춘 좌석이다. 미초다이는 왕비가 쓴다.

이번 의식의 하이라이트는 나루히토 일왕이 '다카미쿠라'(高御座)로 불리는 자리에 올라 자신의 즉위 사실을 밝히고 국민대표인 총리로부터 축하 인사(壽詞)를 받는 것이다.

다카미쿠라는 서기 8세기 나라(奈良)시대부터 즉위 등 중요 의식이 열릴 때 일왕이 사용하던 이른바 옥좌(玉座)로, 이번 즉위 의식에 사용되는 것은 다이쇼(大正) 일왕 즉위에 맞춰 1913년에 제작됐다.

가로와 세로 6×6m의 정방형 단상(壇上)에 팔각형의 덮개(天蓋)가 설치된 모양으로 높이는 6.5m, 무게는 약 8t이라고 한다.

덮개에는 다양한 크기의 봉황과 금 세공품을, 덮개 꼭대기에는 제일 큰 봉황을 장식했다.

덮개 아래로는 일왕이 앉는 의자를 둘러싸는 장막이 달려 있다.

마사코(雅子) 왕비는 덮개에 백로가 장식되고 '다카미쿠라'보다 조금 작게 만들어진 별도의 '미초다이'(御帳臺)에 오르게 된다.

이번 의식에서 나루히토 일왕 부부는 아키히토 전 일왕 때와는 다르게 식장을 에워싼 복도로 걸어들어오지 않고 징 소리와 함께 막이 열리면서 곧바로 등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11월 열렸던 즉위 선포 의식 때 아키히토 일왕이 가이후 도시키 당시 총리를 앞에 두고 자신의 즉위를 대내외에 알리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의식에서 일본 국민을 대표해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선언을 받아 '요고토'(よごと)로 불리는 축하 인사로 화답한 뒤 만세삼창을 한다.

아키히토 전 일왕 때 행해졌던 즉위 의식의 대부분을 답습하는 이번 의식을 두고 일본 일각에선 또다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나루히토 일왕이 사용하는 다카미쿠라의 단상이 상대적으로 높아 총리 등 국민대표들을 일왕이 내려다보는 것이 헌법에 규정된 국민주권에 반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일본의 전통신앙인 '신토'(神道) 색채가 짙은 다카미쿠라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정치와 종교를 분리토록 하는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 정부는 아키히토 일왕 즉위 의식 때도 모든 절차에 대해 헌법 위반 문제를 충분히 검토했다면서 다카미쿠라 사용은 옛 전통을 이어간다는 취지로 봐야 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오타베 유지(小田部雄次) 시즈오카복지대 명예교수는 도쿄신문에 "직전 의식 때는 권위적 등단을 피하는 등 일부 참신함이 있었다"면서 "이번에도 (일왕이) '신(神)'이었던 시대의 의식에서 벗어나 국민주권 시대에 어울리는 의식을 치르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990년 11월 열렸던 아키히토 전 일왕의 즉위 선포 의식 때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 당시 총리가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즉위 의식이 끝나고는 22일 오후 6시 궁전에서 나루히토 일왕 주재로 각국 축하사절 등 400여명이 참석하는 향연이 펼쳐진다.

이 향연은 일본 국내 인사와 주일 외국 대사 등으로 대상을 달리해 오는 31일까지 3차례 더 열린다.

즉위 의식 다음 날인 23일 오후 7시에는 뉴오타니호텔에서 외국 축하사절들에게 가부키(歌舞伎) 등 일본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초청에 응해준 것에 감사의 뜻을 표하는 자리가 아베 총리 부부 주최로 마련된다.

애초 22일 오후 예정됐던 나루히토 일왕 부부의 도심 카퍼레이드 행사는 지난 12~13일 동일본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태풍 피해가 고려돼 내달 10일로 연기됐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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