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튀니지 젊은이들 '살아있네'..정치신인 교수 대통령 만들다

박혜연 기자 2019. 10. 2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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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튀니지 대통령 선거에서 최근 이변이 일어났다.

정치 아웃사이더인 카이스 사이에드(61) 후보가 당선된 것.

법학교수 출신인 사이에드 후보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치러진 튀니지 대선 결선투표에서 72.71%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라이벌이었던 재계 거물 나빌 카루이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비정부기구(NGO) 국제경보의 튀니지 지부장 올파 람룸은 "사이에드 후보가 승리한 주 요인은 18~25세 청년들의 비상한 동원력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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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5세 90%, 전직 법학교수 사이에드에 투표
"권력과 특권에만 집착했던 정치계급과의 결별"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 당선자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북아프리카 튀니지 대통령 선거에서 최근 이변이 일어났다. 정치 아웃사이더인 카이스 사이에드(61) 후보가 당선된 것. 그 배경에는 적폐청산과 정의를 원했던 젊은 유권자들의 '몰표'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아랍의 봄'에 시동을 걸었던 튀니지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꿈이 젊은이들에게 여전히 있다는 얘기다.

법학교수 출신인 사이에드 후보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치러진 튀니지 대선 결선투표에서 72.71%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라이벌이었던 재계 거물 나빌 카루이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카루이 후보는 돈세탁과 탈세 혐의로 지난 8월 체포된 후 투표 며칠 전에야 풀려났다. 아이헵 벤 아미라(22)는 BBC에 "나빌 카루이 후보가 혁신적이고 마케팅 언어를 잘 구사해 그를 뽑고 싶었지만 지금은 정의로운 나라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사이에드 후보에 투표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 시그마에 따르면 18~25세 사이 유권자의 90% 정도가 사이에드 후보에 투표했다. 지난달 15일 치러졌던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젊은 유권자의 37%가 사이에드 후보에 투표했는데, 이는 전국 평균의 두 배 수준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법대생이라고 밝힌 메이사 즐라시(20)는 AFP에 "우리는 나처럼 젊은 사람들을 동원해 일제히 (사이에드 후보에) 투표하도록 가능한 모든 일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즐라시는 사이에드 후보를 위한 자원봉사단에 가입해 직접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선거운동을 벌였다. 사이에드 후보는 언론을 통한 홍보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 이 점이 오히려 젊은층에 청렴하고 반(反)부패적 이미지로 다가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투표 당일 많은 젊은 유권자들이 자발적으로 카풀을 조직해 투표로소 이동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사이에드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자 튀니지 유권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비정부기구(NGO) 국제경보의 튀니지 지부장 올파 람룸은 "사이에드 후보가 승리한 주 요인은 18~25세 청년들의 비상한 동원력에 있다"고 말했다.

람룸 지부장은 "사이에드 후보의 승리는 진정한 민주주의와 품위, 국민과 단절돼 권력과 특권에만 집착했던 정치 계급과의 결별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사이에드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선거제도 개혁과 경찰개혁, 토지소유 및 상속제도 개선 등을 공약했다. 튀니지 국민들은 그가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실업 등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사이에드 후보는 교수 시절 엄격한 태도로 인해 '로봇'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학생들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고 사려깊은 조언을 했던 교수로 알려졌다.

한 학생은 BBC에 "(사이에드 교수는) 보통 고전 아랍어로 헌법을 가르쳤지만 일부 아랍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직접 프랑스어로 번역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형제 부활을 주장하며 남성과 여성의 동등한 상속에 반대하고, 해외 정부가 동성애를 조장한다고 비난하는 등 사이에드 후보가 보인 보수적인 성향에 대해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또 이스라엘과의 어떤 관계도 '반역'이라고 부르며 아랍 민족주의적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는 만큼 튀니지에 변화의 바람이 어떻게 불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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