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안 알리고 늑장 대처"..불안한 갤S10 '지문인식 오류'

임지선 기자 입력 2019. 10. 20. 18:36 수정 2019. 10. 2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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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국내 이용자 ‘보안 우려’ 알렸지만 공지 않다가 외신 보도 후 조치
ㆍ금융권 ‘지문인증 사용 말라’ 고지…삼성 “이번주 문제 해결할 것”

국내 이용자가 이미 한 달 전 ‘갤럭시S10의 지문인식 오류’를 삼성전자에 알렸으나 그동안 별 조치가 없다가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 늑장 대처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21~22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10의 지문인식 오류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모바일로 금융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시질 않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지문인식 오류 논란이 공론화된 것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의 ‘더 선’ 보도에 의해서였다. 며칠 지나 국내 언론도 적극 제기했지만, 사실 국내 정보기술(IT)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미 지난달 10일 논란이 불거졌다. ‘미니기기 코리아’라는 IT 커뮤니티에서 ‘슈갤럼’ 닉네임을 쓰는 이용자가 글을 올려 ‘지난달 10일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인 삼성 멤버스에 내용을 알렸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페이를 포함한 보안이 뚫리는 것이라 중대한 결함”이라며 “방법이 공유되기 전에 수정해달라고 동영상과 함께 삼성 멤버스에 글을 올렸다”고 했다. 이 이용자는 삼성전자가 처음에는 ‘그렇게 (시도)하지 말라’고만 답변했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원인을 파악 중’이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밝혔다. 외신 보도 이후 실리콘 케이스만 덧댄 상태에선 손등 같은 다른 신체 부위는 물론 감 같은 과일로도 보안이 풀려버리는 경우들이 확인됐다. 삼성전자가 국내에도 본격 공론화되기까지 한 달여 동안 아무런 주의사항을 안내하지 않았던 게 더 문제란 지적도 있다. 특히 금융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문인식 기능부터 끄라는 주의사항은 오히려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금융권에서 먼저 나왔다. 삼성전자의 지난 18일 입장은 “실리콘 커버를 사용하는 고객은 전면 커버를 제거한 후 신규로 지문을 등록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전까지는 전면 커버를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정도였다.

국내 카드사들과 은행, 증권사들은 지난 17일 국내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10의 지문인식 오류가 제기된 직후 “지문인식 센서 오작동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지문인증을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고객들에게 공지했다. 지문을 이용한 바이오 인증이 아닌 비밀번호 방식으로 바꿔달라는 당부다. 아직까지 피해 사례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관할 당국인 금융감독원 IT·핀테크전략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이번 지문인식 오류는 ‘해킹’ 같은 문제는 아니고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을 때 금융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은행·카드 결제 등을 처리할 때 본인인증을 지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요새 비밀번호 대신 지문으로 금융앱을 쓰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며 “문제를 인지했다면 대책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그 순간 바로 고객들에게 공지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일 “9월10일 삼성 멤버스에 내용이 올라와서 내부적으로는 알고 있었으나 확인과 검증이 진행되던 과정이었다”며 “이번주 초 소프트웨어 패치를 통해 고객들의 불안이 가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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