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때리려 지구 반대편 요르단 날아간 펠로시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입력 2019.10.21. 06:29 수정 2019.10.21. 10:48

미국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끄는 대표단이 19일(현지시간) 요르단을 깜짝 방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0일 보도했다.

WP는 펠로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정책을 공격하기 위해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갔다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의 요르단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에 대한 국내외 비난 여론을 확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외국 방문을 활용한 적이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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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가 이끄는 대표단, 초당적으로 구성..여당인 공화당 손베리 의원도 포함돼

미국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끄는 대표단이 19일(현지시간) 요르단을 깜짝 방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0일 보도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달 24일 의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개시를 발표하는 모습. AP뉴시스


WP는 펠로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정책을 공격하기 위해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갔다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이 이끄는 하원 대표단에 여당인 공화당 의원이 포함된 것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픈 대목이다.

펠로시 의장 등 대표단은 19일 저녁 요르단 지도자 압둘라 2세 국왕을 만나 터키의 시리아 쿠르르족 공격으로 촉발된 시리아 사태를 논의했다. 요르단 북부는 시리아 남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압둘라 국왕을 만난 뒤 “터키의 침공으로 시리아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대표단은 난민 유입의 증가, 이슬람국가(IS)·이란·러시아의 개입 위협 등 이 지역 안정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의 요르단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에 대한 국내외 비난 여론을 확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WP는 이슬람 국가들과 숙적인 이스라엘을 포함해 모든 중동 국가가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결정을 ‘배신’으로 받아들이며 경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WP는 펠로시 의장의 이번 중동 방문이 정치적 파장을 낳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이스라엘 전직 장성은 WP에 “펠로시 의장이 요르단에서 나눈 대화 내용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면서 “중요한 대목은 펠로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을 버린 것과 그로 인해 발생한 분노를 강조하기 위해 요르단을 찾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9명으로 구성된 이번 하원 대표단이 초당적으로 구성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의 맥 손베리 공화당 의원이 펠로시 의장과 함께 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정책은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 모두로부터 비판받고 있다고 전했다. 손베리 의원의 동참은 이런 초당적 분위기를 상징한다. 손베리 의원은 지난 9월 하원의원 선거에 더 이상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인물이다.

‘트럼프 탄핵’을 이끄는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공격’의 최전선에 서 있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이 중재한 터키와 쿠르드족 간의 조건부 휴전에 대해서도 “가짜(sham)”라고 비난했다. 지난 16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삼류 정치인”이라고 깎아내리자 그를 향해 “멘탈 붕괴(meltdown)”라며 막말을 교환하기도 했다.

펠로시 의장에겐 가슴 아픈 일도 벌어졌다. 전직 볼티모어 시장을 지냈던 오빠 토마스 디알레산드로가 20일 볼티모어 자택에서 향년 90세로 숨졌다고 펠로시 의장실이 밝혔다.

요르단도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반겼다. 압둘라 국왕은 요르단에 대한 미국 의회의 오랜 지원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으며 시리아 국민의 안전 등을 확보할 정치적 해법을 촉구했다고 요르단 국영 페르타 뉴스가 전했다.

이번 대표단에는 트럼프 탄핵조사의 정점에 있는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과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펠로시 의장의 대표단이 요르단만 방문하고 귀국할지, 다른 중동국가를 들를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펠로시는 지금 부패한 애덤 시프를 포함한 9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요르단으로 가서 시리아를 조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펠로시는 오바마가 왜 모래에 레드라인을 그렸는지, 그리고 그 이후에 오바마가 시리아도 잃고, 모든 존경을 잃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뭔가를 했다”면서 “58발의 미사일. 오바마의 실수로 100만명이 숨졌다”고 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2012년 시리아 내전이 악화되자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군사보복을 경고했다.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레드라인 카드다. 하지만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은 2013년 화학무기(사린가스) 공격을 감행해 많은 사람들이 숨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레드라인이 무너졌다며 공습을 검토했으나 러시아의 중재로 물러섰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의 우유부단한 정책에 대해 많은 비판이 쏟아졌었다.

반면,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두 차례나 시리아 정권에 공습을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을 언급하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판하고 스스로를 옹호한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외국 방문을 활용한 적이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지난 4월엔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 지지하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이슈화하기 위해 아일랜드 국경 지대를 방문했다. 또 지난 1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기간 동안 군용기를 이용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하려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문제 삼자 방문 계획을 취소하기도 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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