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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소리꾼 이자람 "결국 이 모든 것은 내 자신과의 싸움"

김광태 입력 2019.10.21. 18:36 수정 2019.10.22.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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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헤밍웨이作 '노인과 바다' 무대에
최연소 춘향가 8시간 완창 기록 보유
판소리·연출·극본 등 다양한 장르 활동
"판소리 전환작업 새로운 창조 해당"

"이 모든 것들을 대할 때 결국 싸움의 대상은 저 자신인 것 같습니다."

소리꾼 이자람(40·사진)이 오는 11월 26일부터 12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에서 '노인과 바다'를 무대에 올린다.

원작은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다. 노인이 거대한 청새치와 외줄낚시로 생존을 위해 싸우는 모습을 각색하고 작창하며 소리까지 만들어냈다. 그는 노인의 생존을 위한 싸움을 빗대 자신의 싸움은 본인이라며 소감을 연합뉴스에 이렇게 밝혔다.

그는 헤밍웨이 소설이 워낙 강력해 이 소설로부터 멀어져 '판소리'로 들어오는 길이 꽤나 고생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자람은 "장르의 변화, 그중에서도 희곡에서 판소리 혹은 소설에서 판소리로의 변화는 우리가 흔히 아는 각색과는 완전히 다른, '완전히 다른 것으로의 탄생'"이라며 "이 작업을 해온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게 늘 외롭긴 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헤밍웨이가 오래전 쿠바 바다에서 받은 영감으로 탄생한 노인과 청새치 이야기를 2019년 서울에서 판소리라는 세계 위에 새로운 그림으로 펼치는 일, 그것이 제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자람은 국악계에 떠오른 새로운 '현상'으로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그는 국악고 재학중 판소리 '심청가'를 완창했다. 그에겐 '중요 무형문화재 5호 판소리 이수자' '최연소 춘향가 8시간 완창 기록 기네스북 보유자'라는 이력이 늘 따라다닌다.

그는 판소리, 연출, 극본, 연기, 작창, 작곡, 작사, 음악감독 등 그가 흥미를 갖는 모든 장르를 넘나들었다.

독일 극작가 브레히트 희곡을 판소리로 재해석한 '사천가'(2007)와 '억척가'(2011)는 매진 행렬을 이끌었다.

그는 최근 주요섭의 '추물', '살인'을 소재로 한 '판소리단편선1_주요섭'을 작창해 공연을 마쳤다. 또 2016년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이방의 순례자들'에 수록돼 있는 '대통령 각하, 즐거운 여행을(원제 : Bon Voyage, Mr.President!)'의 내용을 기초로 한 '이방인의 노래'를 공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5월 '현대카드 큐리에이티드 51 소리꾼 이자람 판소리 시리즈 '바탕'' 공연 일화를 소개했다.

이자람은 "1시간 이상 홀로 채우는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는 게 3년 만이었다. 사시나무 떨듯 떨면서 내가 과연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의심하며 무대 뒤에서 관객들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무대 위에선 스며들듯이 어떤 감각들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어딘가 더 헤엄쳐 가는 기분도 들었다"라며 "아마 이번 공연은 더욱더 심하게 떨고, 가보지 못한 곳으로 더 멀리 갈 수 있지 않을까 무섭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판소리 영재였던 이자람은 어떻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그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교복 입었을 때는 국립국악고 다니는 아이, 전통을 하는 아이라는 틀 안에 저를 자꾸 집어넣었다. 그 때부터 사람들이 갖는 편견에 대해서 굉장히 예민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 전통뿐만 아니라 젠더, 나이, 학교, 학벌, 장르, 영역 등 굉장히 많은 것들에 대한 편견과 평생 부딪히면서 살았다. 그렇게 많이 싸우다 보니까 제 영역이 점점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자람은 '노인과 바다' 작품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노인과 바다'를 오랜만에 다시 읽으며 사실은 머리가 하얀 노인이 되면 해볼까, 아니지 내가 나에게 만들어주는 판소리는 힘이 드니까. 그래도 체력이 좀 있는 때 해야지 했었다. 그게 바로 지금부터 10년 후였다. 그런데 박지혜 연출이 '왜 지금은 아니죠?'라고 되물었다. 그렇게 지금으로 와버렸다"고 털어놨다.

이번 작품 '노인과 바다' 무대 디자인은 여신동 감독이 맡았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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