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민원 이유로 연이은 공장 단속..법원 "안양시, 재량권 남용"

장예지 2019. 10. 2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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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주민들의 '공장 이전' 요구가 일자 과도한 단속에 나선 지자체의 행위는 "위법"하다며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7부(재판장 임정엽)는 재생 아스콘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제일산업개발 주식회사가 안양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안양시가 2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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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아파트 주민 민원 제기 뒤
대규모 단속 나선 지자체
법원 "오염물질 발생 기준치 이하..
건강 피해 근거도 없어"
"지자체 단속권 남용 배상책임 져야"

인근 주민들의 ‘공장 이전’ 요구가 일자 과도한 단속에 나선 지자체의 행위는 “위법”하다며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7부(재판장 임정엽)는 재생 아스콘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제일산업개발 주식회사가 안양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안양시가 2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제일산업개발은 1984년부터 경기도 안양시에서 아스콘·레미콘 제조 공장을 운영했다. 2001년에는 안양시 승인으로 공장에서 80미터 떨어진 지점에 1800여 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2017년 5월 아파트 입주민들이 공장 이전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내면서 공장과 안양시의 갈등은 깊어졌다. 당시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이 공장에서 벤조피렌 등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안양시는 이듬해 3월 공무원 41명을 동원해 티에프(TF) 팀을 꾸려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안양시 조사 결과 공장의 유해물질 배출량은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고, 주민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배출이 이뤄진 것도 아니었다. 티에프팀 소속 공무원들은 25일간 19차례 현장 단속에 나섰지만 오염물 배출과 관련한 법규 위반을 적발하진 못했다.

이에 공장 쪽은 단속 절차의 위법성 등을 문제 삼으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안양시가) 단속 실시 7일 전 현장출입조사서도 보내지 않고, 똑같은 사안을 수차례 재조사해 위법한 행정조사를 했다. 매일같이 이뤄진 단속으로 업무를 보지 못하고, 명예와 신용도 실추됐다”는 주장이다.

재판부는 안양시의 대규모 단속이 “공장을 이전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장 오염물질 때문에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다수의 공무원을 동원하고, 오염물질 배출과 관련 없는 단속행위를 실시했다”고도 밝혔다. 공무원들이 현장에 상주한 채 광범위한 단속을 실시하고, 적발사항이 발견되지 않아도 단속 행위를 반복해 공장의 영업권을 침해한 것은 안양시의 “재량권 남용”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안양시 단속으로 공장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데 따른 재산상 손해 및 공장의 명예와 신용이 훼손된 점을 고려한 정신적 손해를 함께 배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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