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LGD, 이제 무조건 'OLED'로 간다

양태훈 기자 2019. 10. 2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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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적자 '4천367억원' 기록..LCD 줄이고 중소형 OLED 높인다

(지디넷코리아=양태훈 기자)LG디스플레이가 올해 3분기 시장기대치를 하회한 4천36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어닝쇼크에 빠졌다.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적자다.

23일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실적으로 매출 5조8천217억원, 영업적자 4천36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4.59% 줄고, 영업이익은 1천400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8.76% 늘고, 영업적자는 18.35% 줄어든 수준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당초 전망한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추정치)는 매출 5조9천694억원, 영업적자 3천321억원이었다.

2019년도 3분기 LG디스플레이 실적 추이. (사진=LGD)

LG디스플레이 측은 "매출은 LCD(액정표시장치) 공장의 가동률 조정으로 면적 출하가 전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면적당 판가가 높은 플라스틱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이 본격화되고 모바일용 패널 판매가 확대되면서 전분기 대비해서는 증가했다"며 "영업이익은 LCD TV 패널 가격이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급락하고 관련 공장의 가동률 축소, 플라스틱 OLED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로 적자폭이 전분기 대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LCD 물량공세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해 LCD 공장의 가동률을 낮추고, 최근 가동에 돌입한 광저우 OLED 공장에 생산효율을 높이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올해 투자규모도 기존 8조원에서 5천억원 가량 줄인 7조5천억원을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 실적부진 요인은 중국발 LCD 공급과잉.."TV 패널 급락 예상보다 컸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부진은 사업 비중이 높은 LCD 부문에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10.5세대 공장을 추가로 준공하면서 LCD 가격압박이 더욱 거세진 것에 기인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TV용 55인치 LCD 패널의 평균판매가격은 지난 7월 116달러에서 9월 102달러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TV용 50인치 LCD 패널의 평균판매가격도 97달러에서 84달러로 둔화된 상태다.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전경. (사진=LGD)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의 위기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파주에 위치한 국내 LCD 공장(P7, P8)의 가동률을 낮추는 동시에 IT, 커머셜, 오토모티브 등 신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전무)는 이날 열린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3분기는 통상 계절적 요인으로 물량이 증가하는 시기지만 중국 업체들의 기존 10.5세대 팹 외에도 신규 10.5세대 공장이 가동하면서 LCD TV 패널 가격이 시장 예상 대비 현저하게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이에 LG디스플레이는 단순한 비용 축소나 인원 감축이 아닌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나아가기 위한 관점에서 사업 구조를 변화 중으로 이런 방향성 아래 P7, P8 등 기존 LCD TV 공장에 대한 다운사이징을 기본적으로 추진하되 근본적으로는 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IT, 커머셜, 오토모티브 등 LCD 영역에서도 차별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대형 OLED의 원조 LGD, 내년부터 중소형 OLED도 경쟁력 보여줄 것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정호영 LG화학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고 당면과제로 ▲구조혁신 ▲대형 OLED 대세화 ▲중소형 OLED 사업의 정상화 등을 내세운 바 있다.

핵심은 LG디스플레이가 전 세계 시장에서 유일하게 생산 중인 대형 OLED 패널의 생산량을 늘리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은 중소형 OLED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우선 대형 OLED의 대세화를 위해 지난달 가동에 돌입한 광저우(중국) OLED 공장의 생산효율을 높여 신규 OLED TV 고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애플이 최근 출시한 '아이폰11'. (사진=애플)

현재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공급받는 OLED TV 진영에는 LG전자를 비롯해 스카이워스(중국), 콩카(중국), 창홍(중국), 하이센스(중국), 소니(일본), 도시바(일본), 파나소닉(일본), 필립스(유럽), 그룬딕(유럽), 뢰베(유럽), 메츠(유럽), 베스텔(유럽), 뱅앤올룹슨(유럽) 등 15개 업체가 참여 중이다.

서동희 최고재무책임자는 "OLED TV는 제품 본연의 가치를 활용한 시장 대중화를 가속화하고, 플라스틱 OLED 사업의 안정화 노력도 지속할 방침으로 신임 CEO(최고경영자) 부임 이후 미래 성장 전략과 구조혁신 전략에 대한 여러 안건을 제로베이스 관점에서 재정비하고 있다"며 "OLED 수요를 갑자기 키우기보다는 고객(TV 제조업체)과 서로 윈윈 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에 수년 전부터 캐파(광저우)를 준비했고, 이를 갖고 확대된 고객과 함께 (OLED) 시장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예상 수량은 600만대 중반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소형 OLED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애플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애플이 최근 출시한 '아이폰 11 시리즈'가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내년 이후에는 모든 아이폰 시리즈에 OLED 패널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내년부터 애플에 중소형 OLED 패널을 대량공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애플의 핵심 거래선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폰용 OLED로 공급할 수 있는 물량에 한계가 있는 만큼 중국의 BOE와 LG디스플레이가 나머지 물량을 두고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의 아이폰은 연간 출하량이 2억대 수준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할 수 있는 최대 물량은 1억4천대 가량이 예상된다"며 "LG디스플레이가 내년부터 애플에 공급할 중소형 OLED 패널 물량은 3천만대 가량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양태훈 기자(insight@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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