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주사 맞고 사망.."주사기 재사용했다"
[앵커]
주사제 오염으로 병원내 감염 사고가 되풀이되는 실태를 연속 보도해 드리고 있는데요.
그 마지막 순서로 1회용 주사기를 버리지 않고 재사용한 병원에서 30대 여성이 감염돼 사망한 사건을 보도합니다.
우한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생일 축하 합니다."]
두 아이의 엄마 김모 씨는 석 달 뒤 갑작스레 사망했습니다.
불행이 찾아온 것은 지난해 12월.
집 안에서 넘어져 다리를 다쳐, 강원도 속초시 한 통증의학과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故 김○○ 씨 남편/음성변조 : "다음 날 자고 일어났는데도 아프다길래 병원을 좀 가 보고 싶다고 얘기를 했고…”]
치료 당일, 통증 주사를 맞은 왼쪽 허벅지가 저녁부터 부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사흘을 기다려도 부기가 빠지지 않았고 의식이 오락가락해지면서 호흡 곤란 증세마저 보였습니다.
[故 김○○ 씨 남편/음성변조 : "12월 7일 새벽 4~5시쯤이었을 거예요. 집사람이 말까지 어눌하고 숨도 가쁘고 하길래 119를 타고 갔어요."]
다음날 김 씨는 끝내 숨졌습니다.
김 씨 몸에 침투한 균이 온몸에 퍼지면서 감염을 일으켰습니다.
주사 부위에서는 괴사성 근막염 등을 일으키는 고름사슬알균이 검출됐습니다.
[故 김○○ 씨 남편/음성변조 : "그냥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한 달 동안은 무슨 정신으로 있었는지 모르겠고..."]
유족 신고로 관할 보건소가 조사에 나섰고 심각한 문제점들이 드러났습니다.
간호조무사는 주사기 니들, 즉 바늘만 바꿔 조제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주사제를 조제하는데 쓰는 1회용 주사기를 쓰고 난 뒤 버리지 않고 여러 차례 재사용했다는 뜻입니다.
숨진 김 씨가 맞은 주사제는 시술 3시간 전에 미리 만들어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이재갑/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 "약을 혼합하는 과정에서 자꾸 주사기를 까고 다시 넣고 빼는 게 귀찮으니까...바늘 부분하고 바늘이 꽂히는 그 부분의 어디라도 오염되면 주사기를 넣고 빼는 과정 중에서 다른 균들이 오염될 수 있거든요."]
경찰은 병원 측이 주사제를 무균 상태로 조제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고도 3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우한울 기자 (wh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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