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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사건.. 캘수록 경찰에 불리한 정황들만

입력 2019.10.27. 06:01

20년도 더 전에 법조계 안팎에서 떠돌던 우스개다.

30년 전 발생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경찰의 DNA 기법을 통해 이춘재로 특정되면서 과거 있었던 경찰의 치부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사건 초기 '과학수사의 쾌거'라 칭해졌던 경찰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재수사는, 이제는 경찰의 아픈 과거를 드러내는 촉매가 되고 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이춘재가 자백한 '화성 초등학생 살인사건'을 수사중이던 당시 경찰이 실종자의 유류품을 발견하고도 유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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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초등생 살인사건 단순 가출로 종결
8차 사건 윤 씨 변호인, "경찰 제공한 자료 중 의미있는 내용있어"
청주 공장 직원 살인사건 용의자도 고문 당했다 증언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경찰은 패조지고, 검사는 불러조지고, 판사는 미뤄조진다'

20년도 더 전에 법조계 안팎에서 떠돌던 우스개다. 그러나 막상 피의자 또는 피고인으로 이같은 일을 당한다면 심각한 인권 침해다. 30년 전 발생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경찰의 DNA 기법을 통해 이춘재로 특정되면서 과거 있었던 경찰의 치부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사건 초기 '과학수사의 쾌거'라 칭해졌던 경찰의 '화성연쇄살인사건' 재수사는, 이제는 경찰의 아픈 과거를 드러내는 촉매가 되고 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56)가 범행을 자백한 지 한달이 지났다. 경찰 수사가 계속될 수록 과거 경찰의 부실수사 정황이 드러난다. 경찰은 이춘재가 새롭게 자백한 초등생 살인사건에서 유류품을 발견하고도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단순 ‘가출’ 사건으로 종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8차 사건으로 20년간 옥살이를 한 윤모(52) 씨 측은 최근 경찰로부터 당시 수사기록을 받아 분석에 들어갔다. 윤 씨 변호사는 “무죄를 입증할만한 의미있는 내용을 발견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이춘재가 자백한 ‘화성 초등학생 살인사건’을 수사중이던 당시 경찰이 실종자의 유류품을 발견하고도 유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경기 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실종자 부모는 유류품 발견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진술했고, 수사기록과 당시 수사 관계자 진술로도 당시 경찰관들은 그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이춘재가 기존에 알려진 10건의 화성사건 외에 추가적으로 자백한 4건의 살인 중 하나다. 초등학생 살인사건은 1989년 7월 18일 화성군 태안읍에 살던 김모(당시 9세) 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된 사건으로 같은 해 12월 김 양이 실종 당시 입고 나갔던 치마와 책가방이 화성군 태안읍 병점5리에서 발견됐다.

김 양이 실종된 지 5개월 뒤인 같은 해 12월 중순께 마을 주민이 김양이 입었던 청색 치마와 메고 갔던 책가방 등 김양의 물건 10여 점이 인근 야산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경찰은 이를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당시 수사관들은 왜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양 가족의 신고로 수사를 벌인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 ‘가출’로 종결했다. 경찰은 “표현만 실종사건이라고 한 것”이라며 “살인사건으로 명명 하겠다”고 밝혔다.

8차 사건의 윤 씨의 재심도 본격화 되고 있다. 윤모(52)씨의 재심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지난 25일 당시 신문 조서, 구속영장 사본 등 수사 자료 9건을 경찰로부터 받아 분석 중이다. 박 변호사는 “윤 씨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내용을 확인했다”며 “경찰의 잘못을 우리가 공개하기 전에 경찰이 먼저 공개하고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8차 사건의 진범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호소한 윤모(52) 씨 외에도 당시 화성연쇄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고문을 당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1991년 청주 공장 직원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렸다가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박모(47) 씨도 지난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복대파출소와 강서파출소를 옮겨 다니며 강압 수사를 받았다”며 “8일 넘게 잠을 재우지 않았고, 쓰러지면 마구 때려 다시 일어서게 했다”고 주장했다. 박 씨에 따르면 혐의를 부정했지만 그가 전과가 있고 사건 당일 알리바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며 그를 체포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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