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비만 늘고 女 흡연 증가 .. '건강 빈부 격차'도 더 커져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와 ‘2019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정영기 복지부 건강정책과장은 “2015년 담뱃값 인상과 2017년 새로운 전자담배 출시로 전자담배 이용이 많아졌다”며 “여성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디자인의 신종 전자담배들이 많이 나오면서 여성 흡연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와 비교해 영양상태는 좋아지고 움직임은 줄어들면서 비만율은 높아졌다. 19세 이상 비만유병률은 34.7%로, 1998년 26%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여성은 1998년 26.2%에서 지난해 25.5%로 낮아졌지만, 남성은 25.1%에서 42.8%로 변화가 컸다.
에너지섭취량을 보면 20년 전 하루 평균 1967.1㎉에서 지난해 2042.7㎉로 많아졌다. 지방 섭취량도 38.2g에서 20년 새 11.1g 늘었다. 식생활에서는 아침을 먹지 않는 비율(아침식사 결식률)은 28.9%로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루 1회 이상 외식률도 35.3%로 가장 높았다. 1인 가구, 맞벌이 증가 등으로 집밥보다는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그러나 운동은 하지 않았다. 걷기 실천율은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05년 60.7%였던 것이 지난해 40.2%로 감소했다. 유산소 신체활동실천율은 2014년 58.3%에서 47.6%로, 유산소 및 근력운동실천율은 16%에서 15.4%로 각각 감소했다.
흡연율, 비만 등 지난 20년간의 건강지표의 소득수준 간 격차가 커지고 있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1998년 남성 소득수준 ‘하’와 ‘상’ 그룹의 현재흡연율은 각각 70%, 63.7%로 6.3%포인트 차이였다. 지난해에는 각각 40.1%, 31%로 모두 낮아지긴 했지만, 격차는 9.1%포인트로 커졌다. 여성 비만유병률의 경우 20년 전에는 소득 하 그룹(25.7%)과 상 그룹(23.8%)의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지난해는 15.6%포인트(하 31.4%·상 15.8%)로 확대됐다.
나성웅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지난 20년간 흡연율 감소,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지표 개선 등 성과가 있었으나 서구화된 식습관, 소득수준에 따른 건강격차 등은 앞으로 정책적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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