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비만 늘고 女 흡연 증가 .. '건강 빈부 격차'도 더 커져

이진경 2019. 10. 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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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 男 흡연율 36.7% .. 20년 새 절반 '뚝' / 전자담배 등 영향 女 흡연율 7.5%로 / 운동 부족에 아침 굶고 외식 늘어 / 男 비만 25→43%로 껑충.. 술 덜 마셔
20년간 흡연율은 크게 낮아졌으나 전자담배의 출현으로 최근 하락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흡연은 늘고 있다. 아침을 먹지 않는 등 건강하지 않은 식생활이 확산하면서 비만율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와 ‘2019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를 27일 공개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1998년부터 매년 성인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대표적인 건강통계조사다. 청소년건강행태조사는 전국 중·고교생 6만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을 진행한다.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현재흡연율(평생 담배 5갑 이상 피웠고, 현재 담배를 피우는 비율)은 22.4%로 집계됐다. 2017년 22.3%로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졌으나 0.1%포인트 반등한 것이다. 여성 흡연율이 2017년 6%에서 지난해 7.5%로 상승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남성 흡연율은 같은 기간 38.1%에서 36.7%로 떨어졌지만, 20년 전 66.3%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전체 흡연율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처음 시작한 1998년(35.1%)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지만 최근 들어 정체된 모습이다. 전자담배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전자담배 현재사용률을 보면 2017년 2.7%에서 지난해 4.3%로 증가했다. 남성은 4.4%에서 7.1%로, 여성은 0.9%에서 1.1%로 각각 상승했다.
청소년 현재흡연율도 지난해와 올해 6.7%로 변화가 없다. 남학생은 지난해 9.4%에서 올해 9.3%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학생은 3.7%에서 3.8%로 높아졌다. 남학생의 4.7%, 여학생의 1.5%가 최근 한 달 내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했다고 답했고, 궐련형 전자담배는 남학생 4%, 여학생 1.2%였다. 전자담배 현재사용률은 남학생은 4.1%에서 4.7%로, 여학생은 1.1%에서 1.1%로 각각 상승했다.

정영기 복지부 건강정책과장은 “2015년 담뱃값 인상과 2017년 새로운 전자담배 출시로 전자담배 이용이 많아졌다”며 “여성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디자인의 신종 전자담배들이 많이 나오면서 여성 흡연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음주율은 다소 개선됐다. 월간음주율은 지난해 60.6%로, 최고치를 기록한 2017년 62.1%보다 낮아졌다. 청소년 현재음주율도 16.9%에서 15%로 낮아졌다.

과거와 비교해 영양상태는 좋아지고 움직임은 줄어들면서 비만율은 높아졌다. 19세 이상 비만유병률은 34.7%로, 1998년 26%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여성은 1998년 26.2%에서 지난해 25.5%로 낮아졌지만, 남성은 25.1%에서 42.8%로 변화가 컸다.

에너지섭취량을 보면 20년 전 하루 평균 1967.1㎉에서 지난해 2042.7㎉로 많아졌다. 지방 섭취량도 38.2g에서 20년 새 11.1g 늘었다. 식생활에서는 아침을 먹지 않는 비율(아침식사 결식률)은 28.9%로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루 1회 이상 외식률도 35.3%로 가장 높았다. 1인 가구, 맞벌이 증가 등으로 집밥보다는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그러나 운동은 하지 않았다. 걷기 실천율은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05년 60.7%였던 것이 지난해 40.2%로 감소했다. 유산소 신체활동실천율은 2014년 58.3%에서 47.6%로, 유산소 및 근력운동실천율은 16%에서 15.4%로 각각 감소했다.

흡연율, 비만 등 지난 20년간의 건강지표의 소득수준 간 격차가 커지고 있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1998년 남성 소득수준 ‘하’와 ‘상’ 그룹의 현재흡연율은 각각 70%, 63.7%로 6.3%포인트 차이였다. 지난해에는 각각 40.1%, 31%로 모두 낮아지긴 했지만, 격차는 9.1%포인트로 커졌다. 여성 비만유병률의 경우 20년 전에는 소득 하 그룹(25.7%)과 상 그룹(23.8%)의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지난해는 15.6%포인트(하 31.4%·상 15.8%)로 확대됐다.

나성웅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지난 20년간 흡연율 감소,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지표 개선 등 성과가 있었으나 서구화된 식습관, 소득수준에 따른 건강격차 등은 앞으로 정책적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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