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잃어버려, 차비 좀 빌려줘" 젊은층 노린 '소액 사기' 주의보

김윤경 2019. 10. 2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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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히 차비를 빌려달라며 불특정 다수에게 금전을 요구한 뒤 잠적을 감추는 이른바 '차비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0대 직장인 A 씨는 얼마 전 서울시 종로구 일대에서 중년으로 보이는 B 씨에게 차비 사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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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심 유발해 금전 편취..사회경험 적은 청년층 노려
유사 사례시 사기 피해 대비해 경찰 안내해야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며 차비를 빌려달라고 요구하는 이른바 '차비 사기'가 기승부리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윤경 기자] "저기 젊은이, 급히 회사로 되돌아가야 하는데 지갑을 놓고 왔어. 차비 좀 빌려주실 수 있나?"

급히 차비를 빌려달라며 불특정 다수에게 금전을 요구한 뒤 잠적을 감추는 이른바 '차비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0대 직장인 A 씨는 얼마 전 서울시 종로구 일대에서 중년으로 보이는 B 씨에게 차비 사기를 당했다. 자신이 한 회사의 경비라며 접근한 B 씨는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 근무지로 돌아가야 하는데, 회사에 지갑을 두고 왔다"면서 "차비를 빌려달라"고 말을 걸어왔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A 씨는 머뭇거리며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 들었다. A 씨는 "택시를 타야 해서 만 원 정도 필요할 것 같다"는 B 씨의 말에 만 원짜리 한 장을 빌려주고 연락처를 받았지만, 다음 날 전화를 하니 연락처는 다른 사람의 번호로 확인됐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2월 대학생 C 씨는 서울 홍대입구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때아닌 차비 사기를 당했다.

당시 C 씨에게 접근하며 자신을 프랑스 교포라고 소개한 D 씨는 "인천공항에서 택시를 잘못 타 홍대입구역까지 오게 됐다"면서 "내릴 때 카드를 놓고 내려서 그러는데, 택시비를 빌려달라"며 차비를 받아 사라진 일도 있었다.

C 씨는 당시 D 씨에게 연락처 요구했으나 D 씨는 자신이 현재 교포라 전화번호는 없고, 이메일밖에 연락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C 씨는 D 씨에게 현금 10만원을 빌려줬다. 이후 이메일로 D 씨에게 빌려준 차비를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D 씨는 응답이 없었다.

이처럼 자신을 프랑스 교포라고 설명하며 차비를 빌려 가는 수법은 홍대입구역을 비롯해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경기도 판교역 등에서 수차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알려진 피해자만 4명에 달했다.

앞서 2018년 8월께 휴가 나온 군인만 노린 E 씨가 차비 명목으로 현금을 빌린 뒤 잠적하는 상습사기 행각을 벌여 경찰에 붙잡혔다.

E 씨는 군인이 군부대 복귀 시 빌려준 돈을 돌려받거나 피해신고가 쉽지 않은 점을 악용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총 98명에게 1300만원에 달하는 현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차비 명목으로 현금을 요구한 뒤 잠적하는 이른바 차기 사비는 사기죄에 성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아시아경제

이들 수법은 사기죄에 성립, 법원은 이 같은 범행에 실형을 선고하고 있다. 2017년 5월 대전지방법원 형사3단독(김지혜 부장판사)은 이달 27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F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F 씨는 지난 2016년 3월 대전 유성구 소재 한 미용실에 들어선 뒤 주민 행세를 하며 "지갑을 분실했는데 차비가 없다. 2만원만 빌려주면 다음 날 갚겠다"고 말해 2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 지난 1월까지 대전과 대구, 구미, 울산 등 전국을 돌며 모두 15차례에 걸쳐 51만원을 받아 챙긴 뒤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김광삼 변호사는 채널A와 인터뷰에서 "차비 사기 범행을 저지르는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신분 노출을 꺼리고, 거짓으로 연락처를 알려준다.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이야기로 동정심을 유발하고 비교적 사회 생활이 적은 젊은 사람을 타겟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호선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도 같은 인터뷰를 통해 "당황하지 말고 인근 파출소로 안내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정말 어려운 상황일 경우, 대사관을 통해 본인 계좌에서 인출이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사기 피해에 대비해 지구대로 안내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김윤경 기자 ykk02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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